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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兆 소송서 두산인프라코어 손 들어준 대법원…왜?

FI도 두산인프라코어에 협력 의무 존재
단순 협력 거부 아닌 방해 인정돼야
  • 등록 2021-01-14 오후 2:32:35

    수정 2021-01-14 오후 2:32:35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두산인프라코어(042670)와 외부 투자자가 진행 중인 최대 1조원 규모 소송에서 대법원이 사실상 두산인프라 측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4일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상대로 제기한 매매 대금 지급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앞서 2011년 중국 판매 법인인 두산공정기계 유한회사(DICC) 지분 20%를 미래에셋자산운용·하나금융투자·IMM 프라이빗에쿼티(PE) 등 기관 투자가에 매각하고 투자금 3800억원을 유치했다.

그러나 두산인프라가 약속했던 3년 이내 기업공개(IPO)와 증시 상장이 무산되자 FI는 동반매도요구권(드래그 얼롱)을 행사해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투자금 회수를 위한 안전장치로 마련했던 FI 보유 지분 20%와 두산인프라 보유 지분 80%를 함께 외부에 매각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한 것이다.

이후 FI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자료 제공 부실로 지분 매각이 무산됐다며 2015년 11월 두산 측이 FI 보유 지분 20%를 7903억원(2심 인정 금액 기준)에 되사가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두산, 2심은 FI가 각각 승소했다. 상고심까지 이어지며 법정 이자 등을 포함한 소송액은 최대 1조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중동 시장에서 판매하는 50t급 대형 굴착기 (사진=연합뉴스)
대법원이 파기 환송을 결정한 이유는 크게 둘이다.

우선 대법원은 “두산인프라코어가 FI에 대한 협조 의무를 위반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FI의 보유 지분 매각을 위해 DICC에 관한 자료 및 실사 기회 제공 등 협조를 해야 하는 신의칙상 의무가 있으나 이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FI 역시 두산인프라의 요청이 있는 경우 매수 예정자가 진정으로 매수할 의향이 있는지, 인수 목적이나 의도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지 등을 확인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적절한 시기에 제공하는 등 협조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FI도 지분 매각 추진 당시 두산인프라가 매수 희망자의 진정성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구한 것에 협조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또 대법원은 FI가 두산인프라로부터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두산 측이 단순히 협력을 거부하는 수준이 아닌 적극적인 방해로 계약 이행을 어렵게 했다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고 했다.

앞서 고등법원은 두산인프라의 자료 제공 부실 탓에 FI의 지분 매각이 중단됐다며 두산인프라코어가 콜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FI 지분을 되사가라고 판결했다.

양측이 체결한 계약에 따라 FI가 드래그 얼롱을 행사하면 두산인프라는 △FI의 동반 매도 요구 동의 △콜옵션 행사를 통한 FI 지분 매수 △제3자로의 지분 매도 제안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는데, 두산인프라가 협조 의무를 어기는 등 지분 매각을 방해한 만큼 FI 지분을 직접 매입하라는 것이다.

반면 대법원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신의 성실에 반해 FI 지분 매각을 방해했다고 보고 두산인프라가 FI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는 원심 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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