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쉐어하우스로 월세와 집값상승 다 잡아볼까

  • 등록 2017-10-10 오후 3:11:12

    수정 2017-10-10 오후 6:19:38

쉐어하우스 플랜A 경희외대점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소형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사서 임대수익을 얻기 위해 차곡차곡 돈을 모아 온 40대 중반 회사원 황 모씨. 최근 옛 회사 상사였던 김 모씨를 오랜만에 만나 사는 얘기를 하던 중 딸에 대한 고민을 듣게 됐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딸이 친구들과 함께 쉐어하우스에 살아보고 싶다며 독립을 선언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 서울 토박이로 강남에서 오래 살았고, 딸도 충분히 통학할 수 있는 서울 내 대학에 진학했지만 쉐어하우스를 고집했다. 돈도 돈이지만 딸이 눈에 안 보이면 불안한 아빠 마음도 몰라주고 계속 고집을 피운다고 서운해했다.

이 말을 들은 황 씨는 쉐어하우스가 되겠다 싶어 교통 좋은 대학가 인근에 방 3개짜리 빌라를 구입하고 각종 인테리어 소품과 깔끔한 가구로 꾸민 후 2학기 시작 전에 블로그와 인근 대학교 커뮤니티를 통해 홍보한 끝에 5명의 세입자를 모두 구했다. 2인실 방 2개에는 대학생이 입주했고, 1인실로 꾸민 가장 작은방에는 최근 취업한 새내기 직장인이 들어왔다. 월세는 2인실은 1인당 40만원, 1인실은 50만원으로 한 달에 210만원이 꼬박꼬박 들어온다. 황 씨는 또 다른 쉐어하우스 오픈을 위해 빌라를 물색 중이다.


젊은 층 사이에서 쉐어하우스가 새로운 주거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임대소득을 원하는 이들도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에는 ‘월세 받을 수 있는 곳’ 하면 오피스텔이나 원룸을 먼저 떠올렸지만 이제는 아파트나 빌라, 단독주택 등을 대상으로 한 쉐어하우스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방 단위로 월세…심리적 부담 없어 고수익 가능

10일 쉐어하우스 포털인 컴앤스테이에 따르면 2012년 첫 쉐어하우스 2채가 등록된 이후 2013년 19개, 작년 166개, 올해 10월 298개로 빠르게 늘고 있다. 작년 전체 쉐어하우스는 900개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드라마 ‘청춘시대’나 예능 프로그램인 ‘하트시그널’ 등을 통해 쉐어하우스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데다 1인 가구 증가로 수요도 많다.

오피스텔이나 원룸, 고시원 등 기존 1인 가구의 거주공간이 좁고 답답했던 데에 비해 쉐어하우스는 거실과 주방 등 넓은 공간을 공유할 수 있고 관리비 등도 나눠 부담하기 때문에 앞으로 하나의 주거형태로 정착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운영자 입장에서 쉐어하우스의 장점은 고수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나의 주택을 통으로 월세(반전세) 놓을 경우 월 임대료 100만원 이상 받기에는 심리적인 장벽이 높지만, 쉐어하우스는 방 단위로 임대하면서 40만~60만원의 월세를 여러 명에게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세입자 구하기 어렵지 않고 월세 소득을 200만~300만원대로 높일 수 있다.

지방이나 전대차 고려해볼 만

쉐어하우스를 하기 위해서는 보유 주택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서울시 평균 주택가격은 6억3924만원이다. 여기에 새 정부 들어 잇단 부동산 규제로 대출받을 수 있는 한도도 크게 줄었다. 보유 현금이 없으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지방으로 눈을 돌리면 초기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 경기도 평균 주택가격은 3억2000만원대, 부산과 대구는 2억8000만~2억9000만원으로 3억원을 넘지 않고 대전은 2억2000만원대 수준이다. 지방도 구 단위로 다르긴 하지만 서울보다는 적은 자본으로 쉐어하우스를 시작할 수 있다. 다만, 지방에서는 주변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 대체재의 월세 시세나 공급 상황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김문영 컴앤스테이 대표는 “쉐어하우스 월세가 주변 원룸보다 낮거나 적어도 비슷해야 한다”며 “지방의 경우 부산 정도를 제외하면 원룸 월세가 너무 저렴해 자칫 공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유 주택 없이도 쉐어하우스 운영과 월세소득 창출이 가능하다. 바로 임대해서 쉐어하우스로 꾸민 후 재임대하는 전대차 방식을 사용하면 된다. 집주인만 동의하면 법이나 제도적으로 문제는 없다. 대부분 기업형 쉐어하우스가 이같은 전대차 방식으로 운영하지만 개인도 가능하다.

전대차 방식을 활용할 경우 투자 자본 대비 수익률은 더 높아진다. 예를 들어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50만원에 아파트를 임대한 후 쉐어하우스로 꾸며 월 250만원을 받는다면 100만원이 월세수입으로 남는다. 인테리어와 가구, 가전 등을 갖추는데 대략 500만원 정도가 든다고 가정하면 수익률을 단순 계산할 때 연 11% 정도가 나온다. 보증금과 월세 수준에 따라 수익률은 더 올라갈 수 있다.

입지 잘 골라야…계약서도 꼼꼼하게 작성

전문가들은 쉐어하우스를 운영할 때 입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 세입자들이 살기 원하는 지역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가 근처나 직장인들이 많은 곳, 교통이 편리한 곳이어야 세입자 구하기가 쉽다. 홍대나 신촌 등은 대학이 많고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지역인 만큼 일단 공실 우려를 덜 수 있다. 강남역과 논현동, 역삼동, 양재동 등에는 지하철 노선이 잘 돼 있는데다 인근 직장인 수요가 많다.

또 인테리어도 중요 요인으로 꼽힌다. 누구나 깔끔하고 예쁜 집에서 살길 원한다. 인테리어 소품이나 미니멀한 가구 배치를 통해 감각적이고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춰야 세입자 구하기 쉽다.

쉐어하우스 운영이 쉽지는 않다. 세입자가 여러 명이다 보니 손이 많이 간다는 게 쉐어하우스 운영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주택 내 시설물에 대한 감가상각이 빨리 진행될 수 있고 이것저것 고쳐달라, 설치해달라는 요구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세입자 간 갈등이나 마찰이 빚어지면 중재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플랜A라는 쉐어하우스를 실제로 운영하고 있는 김문영 대표는 “쉐어하우스를 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하는데 자기만의 철학이 없으면 중간에 포기하기 십상”이라며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 일정한 규칙을 정하지 않으면 입주자의 행동이 문제가 돼 아파트 주민이나 관리사무소로부터 항의를 받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입주인을 가려서 받고 입주시 지켜야 할 점을 명확히 해 분쟁의 소지를 줄여야 한다.

극단적으로는 월세를 밀리거나 계약기간이 끝났는데도 안 나가고 버티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한 대비도 충분히 해야 한다.

임채우 KB국민은행 스타자문단 팀장은 “계약서를 꼼꼼하게 작성하고 세입자를 받을 때 돈을 대주는 사람이 아닌 실제 생활할 사람을 직접 만나 판단해야 한다”며 “쉐어하우스 보증금도 최소 8~9개월치는 받아야 명도 리스크 등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쉐어하우스의 보증금은 보통 100만~150만원선에서 형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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