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상승 부담, 하도급업체-원사업자 나눠..발주자는?

공정위, 표준하도급계약서 개정
최저임금 증액요청시 10일내 협의해야
원도급금 증액하면 하도급금에도 적용
원사업자만 부담 떠안는다는 지적도 제기
  • 등록 2018-01-16 오후 4:52:34

    수정 2018-01-16 오후 5:34:07

최무진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장이 하도급업체가 하도급대금을 증액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권리가 명시된 개정 하도급법을 공포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도급업체의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표준계약서를 개정했다. ‘을’의 지위에 있는 하도급업체가 ‘갑’인 원사업자로부터 대등하게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면서 ‘힘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다만 부담을 원사업자에게만 떠넘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6일 공포된 하도급법에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공급원가가 증가할 경우 하도급업체가 원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증액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권리가 규정됨에 따라, 표준하도급계약서를 개정했다고 밝혔다. 표준하도급계약서는 거래상 지위가 낮은 하도급업체의 권익 보호를 위해 양자간 거래조건이 균형있게 설정되도록 공정위가 권유하는 계약서로 강제성은 없다.

개정된 표준계약서는 우선 원사업자가 최저임금 상승으로 발주자로부터 받은 원도급금액이 증액되면 하청업자에게 주는 하도급금액도 같은 비율로 반드시 증액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동시에 하도급업체가 작업도구, 비품 등 가격이 변동될 경우 하도급대금을 증액해달라고 요청하면 원사업자는 10일 이내 하도급업체와 협의를 개시하도록 규정했다. 이를 응하지 않을 경우 하도급업체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공정거래조정원의 분쟁조정 절차를 거칠 수 있게 된다.

표준계약서는 강제조항이 없는 만큼 공정위는 ‘직권조사’ 면제를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 지급방식으로 도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표준계약서를 체댁할 경우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에서 6~8점을 받게된다. 최우수(95점이상), 우수(90점이상) 등을 받게 되면 공정위의 직권조사에서 1~2년간 면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최무진 기업거래정책국장은 “하도급법의 기본 취지는 거래 상대방간 힘의 불균형을 교정하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최저임금 부담 등을 거래상 ‘을’의 지위에 있는 하도급업체만 떠받지 않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도급거래 흐름도
다만 일각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원사업만 떠받게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사업자는 상대적으로 대기업인 만큼 발주자와 대등한 지위에 있기 때문에 별도 계약을 통해 공급원가 인상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대형건설사업의 경우 대부분 발주자가 공기업인 상황에서 원사업자가 현실적으로 계약 조건을 개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준길 법무법인 지평 고문은 “이번 표준계약서 개정으로 하도급업체의 거래 조건을 개선할 수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견·중소기업 원사업자는 부담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에 계약금액의 변경 및 대금지급시기 등에 대해서 최소한의 발주자의 책임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국장은 “발주자와 원사업자는 기본적으로 대등한 지위에 있고, 만약 힘의 균형이 무너질 경우 경쟁당국이 거래상 지위 남용 등으로 제재를 내리거나 민사 소송 등으로 해결할 수단이 있다”면서 “이번 표준계약서 개정은 기본적으로 하도급거래 간 힘의 불균형을 개선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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