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靑·與·野, 5월말 개헌안 합의 후 9월1일 표결하자”

“정기국회 첫날 여야 표결 후 국민투표 부치면 윈윈”
“대통령제 하려면 부통령 두고, 총리 두려면 국정통할권 확실히”
文대통령에 “헌법 발의권, 유신헌법 소산…이제 그만하라”
  • 등록 2018-03-27 오후 4:45:45

    수정 2018-03-27 오후 4:45:45

김형오 전 국회의장(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27일 문재인 대통령의 헌법개정안 내용 및 개헌안 투표 시기를 둘러싼 정국 갈등에 “5월 말까지 청와대와 여야가 개헌안에 합의하고 9월 정기국회 첫날에 국회에서 표결하자”고 해법을 제안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헌법개정 국민주권회의’ 주최로 열린 ‘대통령 개헌안,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 토론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의장은 먼저 “개헌을 해야 하는 이유는 명명백백하게 대통령의 권한 줄이기를 위해서”라며 “현재는 제왕적 권력을 가진 대통령이 임기 후반으로 가면 식물 대통령으로 형편 없이 전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결국 감방에 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 헌법은 형식만 삼권 분립이지, 대통령의 일권이라 견제와 균형이 이뤄질 수 없다”고 했다.

선출방식 논란이 벌어진 국무총리를 두고는 “세계의 총리를 보면 분권형 내각제의 실세 총리 아니면 미국 외에 대통령제 취하는 나라의 껍데기 총리 이렇게 두 분류”라며 “국회 답변용 총리가 아니라 국정통할 기능을 할 수 있게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헌법 어디에도 청와대 비서실이 없는데, 총리와 국무위원이 청와대 비서실의 지시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전락했다”며 “이런 국정운영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어떤 유능한 총리, 각료가 임명돼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특히 권력구조 개편 방향을 두고는 “대통령제는 선하고 다른 제도는 악하다는 이분법적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대통령제가 잘되는 나라는 미국 밖에 없고, 의원내각제와 분권형 대통령제 잘되는 나라는 수없이 많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에도 쓴소리가 이어졌다. 김 전 의장은 “대통령의 헌법 발의권은 그렇게도 증오하고 싫어한 유신헌법의 소산”이라며 “좋은 헌법을 만든다면서 나쁜 조항을 쓰려면, 압박용으로 끝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을 향해 “개헌을 안 하려면 계속하되 개헌을 정말 원한다면 이제 그만 두라”고 일갈했다.

김 전 의장은 “국회의장을 비롯한 의장단, 상임위원장들의 임기가 끝나는 5월 말까지 청와대와 여야가 개헌안을 만들고 정기국회 첫날에 표결한 뒤 절차에 따라 국민투표 하도록 합의하자”며 “그러면 청와대와 여야가 한발씩 양보해 대승적 차원에서 윈윈하고 제대로 된 개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헌안에 담길 내용으로는 “감사원 같은 독립된 헌법기관에 대통령이 인사 개입을 할 수 없게 하고 검찰과 경찰, 국세청, 국가정보원, 방송통신위 등에도 대통령이 인사 개입할 수 없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대통령제를 하려면 부통령을 도입하든지, 총리를 두려면 국정통할권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국정운영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치고 국회의 책임성과 윤리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전 의장은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냈으며, 지난해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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