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인력 키우고, 모시고'…신사업 인재 확보 나선 기업들

LG에너지솔루션, 고려대와 ‘배터리공학과’ 설립
배터리 업계, 시장 규모에 비해 전문 인력 부족
SK이노베이션·LG화학, 해외서 인재 영입 나서
UAM 등 신사업에서도 인재 영입 경쟁은 치열
  • 등록 2021-09-27 오후 6:02:34

    수정 2021-09-27 오후 9:23:48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친환경’과 ‘신재생’, ‘우주항공’.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선 국내 기업들이 기술 개발을 위한 인재 모시기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대학에 학과를 만드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미국 현지에서 설명회를 개최하는 곳도 생겨나는 등 각 기업이 내놓은 인력 확보 방안도 다양하다. 기업들은 이차전지(배터리)와 도심항공교통(UAM)과 같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미래산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수한 전문 인력을 선점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고려대학교의 ‘배터리-스마트팩토리학과’ 신입생 모집 포스터 (사진=LG에너지솔루션)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고려대학교와 손잡고 인공지능(AI) 기반 배터리 소재와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하는 ‘배터리공학과’를 설립, 지난 13일부터 신입생 모집에 나섰다. 박사과정과 석·박사 통합 과정으로 운영하는 계약학과 과정을 끝내면 학위 취득과 함께 LG에너지솔루션에 입사하는 구조다. 앞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2000년대부터 채용 연계형 계약학과를 만들어 전문 인력을 선발해온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다만, 국내에서 기업이 대학과 함께 배터리 관련 학과를 개설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대학 학과 개설까지 나선 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배터리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전문 인력의 수가 턱없이 부족한 업계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전 세계 배터리 시장이 지난해 54조원 규모에서 2030년 411조원 규모로 8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현재 배터리 업계의 현장 인력은 현저히 부족하다. 한국전지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배터리 업계 석·박사급 연구·설계 인력은 1013명, 학사급 공정 인력은 1810명이 부족한 것으로 추산됐다.

배터리 부문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사업에 나서는 SK이노베이션은 해외 인재 영입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은 다음 달 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글로벌 포럼’을 개최한다. 차세대 배터리, 환경, 친환경 소재 등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을 포럼에 대거 초청할 계획이다.

인재 확보를 위해 경영진이 직접 회사의 성장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김준 총괄사장은 직접 프리젠테이션에 나서 회사가 추구하는 그린 비즈니스의 청사진을 설명하고 미래 비전을 공유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 외에도 지난달부터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를 연구·개발(R&D)하는 경력사원을 수시 채용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도 지난 17일 미국 뉴저지에서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등 10여개 대학과 연구소의 석·박사 및 학부생 40여명을 초청해 채용 행사를 진행했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친환경, 바이오·배터리 소재, 신약 개발 분야의 인재를 선발할 계획이다.

신학철 LG화학 대표(부회장)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에서 열린 글로벌 인재 채용 행사인 BC투어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LG화학)
도심항공교통(UAM) 등 신사업에 뛰어든 국내 방산기업 사이에서도 인재 영입 경쟁은 치열하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전 세계 UAM 시장 규모는 지난해 70억달러(8조2000억원)에서 2040년 1조4740억달러(173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력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게 방산기업들의 판단이다.

이에 한화시스템은 올해 연말까지 UAM·위성통신 신사업 부문에서 경력사원 100여명을 채용하겠다고 나섰다. 우수한 인력을 확보해 국내 최초로 진출한 UAM 시장과 기존의 통신·레이더 기술을 바탕으로 나선 저궤도 위성통신 안테나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UAM, 유무인 복합체계(MUM-T), 위성·우주 발사체, 항공전자, 시뮬레이션·소프트웨어(SW) 등 5대 미래사업 추진을 위한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UAM의 자율비행제어 등 미래 항공·우주기술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27개 분야에서 총 100명의 인력을 뽑는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여러 기업이 경쟁적으로 UAM 관련 인력을 모집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나 현재 전문성을 갖춘 인력은 수요에 비해 크게 모자란 상태”라며 “여기에 더해 현대차와 대한항공 등 방산업계가 아닌 기업들도 UAM 사업에 뛰어들면서 관련 업계 종사자의 연봉도 크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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