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은행권에 따르면 투기지역으로 묶인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위치한 주요 시중은행 영업점에는 대출 조건과 규모를 우려하는 고객들 문의가 이어졌다. 시중은행 상담센터를 통해 이날 오전부터 몰리기 시작한 문의는 특히 정오를 전후해 집중되면서 원활한 상담이 이뤄지지 않을 정도였다.
시중은행은 투기지역 영업점으로의 전화문의를 본사의 주택담보대출 부서로 유도했지만, 특정 지역으로 쏠리는 상담수요를 분산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모습이었다. 일부 영업점에서는 창구 직원이 대출 상담을 하는 동안 밀려오는 전화를 받아 동시에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도 보였다.
서울 강남구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 직원은 “전날 정부 대책이 발표되고 나서부터 이날 오전까지 신규 부동산 담보대출 관련한 고객 문의가 평소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앞으로 이 지역은 투기지역으로 지정돼 무조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40%까지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무주택세대주 △부부 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 등 조건을 달아 실수요자를 배려했지만 일선의 우려를 잠재우기는 어려워 보였다.
해당 지역 지점에 근무하는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투자 목적 대출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지만 상담 내용을 보면 실제 거주 목적 고객이 주를 이뤘다”며 “신규 분양 대출 문의뿐 아니라 재건축 이주비용 대출에 대한 문의도 꽤 됐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의 파급력을 고려할 때 이 정도 고객 반응이면 대체로 차분했다는 시각도 있다.
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이 시장 과열을 잡지 못한 평가가 나오면서 더 강력한 규제가 예상됐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날 정부 대책 이후 강남·서초·송파 등 세 곳에서 고객 혼란이 예상보다는 덜한 상황”이라며 “6월 대책 이후 규제강화가 예견돼서 먼저 대출을 받아둔 덕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도 강남 3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큰 혼란이 없는 분위기다. 서울 시내에 있는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시중은행 직원은 “아침 회의에서 담보대출 고객 상담 문의를 대비하는 내용이 오갔는데 영업을 시작하고 고객 문의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