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베 발언에 '발끈…“불장난하다 타죽어"

中, 공식 항의 후에도 야밤에 日대사 '이례적' 초치
아베 "대만 유사시 미일 군사 개입 가능성" 발언에
"내정 간섭…침략전쟁 일으킨 日, 대만 언급 자격無"
미일 동맹 강화·日개헌 가능성에 선제적 견제 해석
  • 등록 2021-12-02 오후 3:59:35

    수정 2021-12-02 오후 3:59:35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대만 유사(전쟁이나 사변 등 비상사태 발생)시 미국과 일본의 군사개입을 시사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발언으로 중국과 일본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례적으로 한밤중에 일본 대사를 불러 강력 항의하고, 일본을 향해 “불장난을 하다가 스스로 불에 타 죽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대만 유사시 日 군사개입 시사에 中 “극단적으로 잘못”

12일 중국 신화망 및 일본 아사히신문 등 양국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는 전날 밤 다루미 히데오 주중 일본 대사를 긴급 초치해 아베 전 총리의 발언을 비판하고 관련해 엄중한 항의를 표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화 부장조리는 아베 전 총리의 발언과 관련해 “극단적으로 잘못된 발언”이라며 “중국의 내정을 난폭하게 간섭하고 공공연히 중국의 주권에 도발하고 대만 독립 세력을 지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이에 결연히 반대하며 과거 중국에 침략전쟁을 일으킨 일본은 대만에 대해 언급할 자격도 권리도 없다”고 꼬집었다.

화 부장조리는 또 “일본은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 수호에 대한 중국 인민의 굳은 결심과 확고한 의지, 강대한 능력을 과소평가해선 안된다”며 “잘못된 길로 점점 더 멀리 나가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필경 불장난을 하다가 스스로 불에 타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아베 전 총리 발언 직후 왕원빈 중국 외교부 부대변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 인민의 마지노선에 도전하면 반드시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라며 강한 항의를 표했음에도 이례적으로 추가 대응에 나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전직’ 수장의 발언에 한 나라 외교부가 자국 주재 외국 대사를 야간에 불러 항의하는 일은 흔치 않다는 게 외교가의 설명이다.

앞서 아베 전 총리는 전날 대만 싱크탱크가 주최한 온라인 강연에서 “대만의 유사는 일본의 유사이며, 일미(미일) 동맹의 유사이기도 하다. 대만에 대한 중국의 무력침공은 지리적, 공간적으로 반드시 일본 국토에 중대한 위험을 일으킨다”며 “시진핑 주석은 결코 오인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사적 모험은 경제적 자살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면서 “대만에 군사적 모험을 시도하는 경우 세계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고 중국은 깊은 상처를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중압박 강화 고려한 선제적 대응” 해석도

중국의 행보에 대해 일각에선 아베 전 총리 시절부터 추진해 온 헌법 개정이 실현될 경우 미일 동맹의 대중 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아베는 일본 정부가 헌법을 개정하도록 추동하고 있다. 자신의 역사적 공적으로 돌리려는 야심”이라며 “중국과 일본은 오직 서로 존중하고 호혜의 원칙에 따라 상호 소통할 때 윈윈할 수 있다. 미국과 연계해 중국에 대항하는 것은 일본으로선 잘못된 선택이며 전략적인 막다른 골목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환구시보 외에도 중국 관영 언론들은 정부를 대변해 일본을 강하게 비판하거나 경고성 논평들을 쏟아냈다. 반면 일본 언론들은 아베 전 총리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연설문 전문을 앞다퉈 보도했다.

다루미 대사는 중국 측의 항의와 관련해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표했다. 그는 “대만을 둘러싼 상황에 대해 일본 내 이런 견해도 있다는 것을 중국도 이해해야 한다. 일본 정부를 떠난 인사의 발언을 일본 정부가 어떻게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부 일본 언론은 아베 전 총리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을 보였다. 후지TV 계열의 FNN은 “아베 전 총리가 오랜 기간 알고 지냈던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의 묘소 참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추후 대만 방문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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