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30일 반도체 부문 자회사인 세메스(SEMES)를 방문해 내놓은 이 발언에 대해 재계에선 “최근 그와 삼성을 둘러싼 절박하고 답답한 심경을 엿볼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삼성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투에 기업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그러나 총수인 이 부회장은 4년 가까이 이어진 ‘사법리스크’로 인해 정상적인 경영조차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릴 위기에 처해 있다는게 재계의 시각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지난 2016년 말부터 시작된 사법리스크는 이 부회장에겐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확실성의 터널’이 되고 있다. 특검 수사에 따른 파기환송심이 재판부 기피 신청 등으로 연기되고 있는 시점에서 새로운 검찰 수사가 시작돼 또다시 기소 여부를 다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의 발단이었던 2015년 7월 삼성물산(028260)과 제일모직 합병으로부터 5년이 지났지만, 또다른 재판이 다시 시작된다면 삼성은 ‘잃어버린 10년’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부회장이 이런 현실 속에서도 임직원들에게 용기와 분발을 당부한 것은 또다시 사법리스크를 직면한 스스로에 대한 독려의 의미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글로벌 기업, 100년 기업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사라진 것은 변화의 물결을 타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했기 때문’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최고의 기업도 잠시라도 머뭇거리고 주춤하면 좌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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