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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도관광 세계유산 추천 강행…한일 역사전쟁 포문(종합)

기시다 "조기 논의가 지름길이라는 결론 도달"
보류→강행 막판 입장선회…7월 참의원 선거 의식한듯
기시다, 아베 필두 자민당 보수진영에 굴복 평가
추천 마감일 2월 1일…내년 6월 등재 여부 판가름
한국 외교부 "강한 유감…엄중 중단 촉구"
  • 등록 2022-01-28 오후 7:44:08

    수정 2022-01-28 오후 7:45:16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정부가 조선인 노동자 강제 노역 현장인 사도(佐渡)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추천하기로 최종 방침을 굳히면서, 다시 한 번 한일 간 역사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강행하지 않을 경우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집권 자민당 내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사진=AFP)
28일 NHK방송 등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오후 일본 문화청 문화심의회가 사도관광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기로 최종 결정한 이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언제 신청하는 것이 사도 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에 효과적인지 검토해 왔는데, 올해 신청해 조기에 논의를 시작하는 게 등재 실현의 지름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문화심의회는 지난 달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 추천 후보로 선정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이 있었던 장소라며 강력 항의하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중국 정부도 지난 달 말 “강제징용과 강제노역은 일본 군국주의가 대외침략과 식민통치 기간에 저지른 엄중한 죄행”이라며 “분노와 반대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반대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등재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내년 이후 재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유네스코에선 지난 해 관련국 이의제기가 있을 경우 결론이 날 때까지 세계기록유산을 등재하지 않는 제도가 도입됐는데, 한 번 불가하다고 판단한 추천 후보가 그 이후에 등재된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사도광산은 세계기록유산이 아닌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것이지만 같은 방식이 적용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아베 신조 전 총리를 필두로 집권 자민당 내 보수진영이 잇따라 강행할 것을 강력 촉구하면서 막판에 방침을 선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베 전 총리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올해 추천을 강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으로 추천을 미룬다고 등재 가능성이 커지지 않는다”며 “(한국이) 역사전쟁을 걸어온 이상 피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아베 전 총리의 추종자인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조회장도 연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반드시 추천해야 한다”며 강행을 촉구하고 있다.

이처럼 보수·우익 세력이 목소리를 키우는 배경에는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보수층 지지 기반을 다지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는 아베 전 총리의 압박에 기시다 총리가 굴복했다는 평가다.

본 니가타현 사도시에 있는 사도 광산의 갱 내부에 조명이 밝혀져 있다.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사도 광산은 일제 강점기 조선인 노동자 최소 1200명 이상이 강제 노역에 동원된 곳이다.(사진=교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사도 광산을 추천할 수 있는 마감일은 2월 1일이다. 일본 정부는 내달 1일 각의(국무회의)에서 안건 의결이 마무리되면 추천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할 계획이다.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회의회(ICOMOS·이코모스)가 추천서를 받아들이면, 현지 조사를 포함해 약 1년 반 동안 심사를 진행하고 내년 6~7월께 사도 광산의 등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일본 정부는 국제사회 설득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한일 양국 간 치열한 외교전이 예상된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 측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시 한국인 강제노역 피해 현장인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 추진키로 결정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이라며 “이러한 시도를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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