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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미뤄진 중고차 진출…“늦출 수 없단 판단”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가 중지 권고에도 중고차 거점을 마련하고 자동차매매업 등록을 신청한 것은 더 이상은 시장 진출을 지체할 수 없다는 내부 판단에서 비롯됐다.
완성차 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지난 2019년 2월 중고차 매매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기한이 만료하며 가능했다. 그러나 중고차 업계가 중기부에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고, 완성차 업계는 정부가 결론을 낼 때까지 진출을 자제해 왔다.
결국 완성차 업체는 지난해 12월 중고차 시장 진출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는 중고차 진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주요 도심이 아닌 각각 경기 용인시와 전라북도 정읍시에 거점을 먼저 마련했다. 중고차 사업 진출을 필수 조건은 자동차매매업 등록을 위해서는 660㎡(약 200평) 규모의 전시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에는 이런 요건을 충족하면서도 활용할 수 있는 부지는 두 곳뿐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거점을 통해 5년 이하, 10만㎞ 이하의 인증중고차 형식으로 사업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먼저 현대차는 용인을 거점으로 수도권을, 기아는 정읍 거점을 통해 광주 등 지방 대도시를 중점으로 공략한다. 두 업체는 용인과 정읍 거점 외에도 사업 요건에 맞는 부지를 확보해 매장을 점차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중고차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주요 수도권에서는 부지를 구하기가 어려운 만큼 자체적으로 온라인 중고차 시장을 크게 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2019년 2월부터 생각하면 벌써 3년간 중고차 시장 진출을 늦춰 온 것”이라며 “그 기간 중고차 매매조합과 상생안 체결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무위로 끝난 만큼 더 이상은 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SK·롯데도 인증중고차 검토…대기업도 중고차 ‘노크’
현대글로비스(086280)는 이날 국내 중고차 업계와 소비자를 잇는 온라인 중고차 거래 통합 플랫폼 ‘오토벨’(Autobell)을 론칭했다. 오토벨을 통해 소비자들은 △내차 사기 △내차 팔기 △내차 시세 조회 등의 주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중고차 사업은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거래가 아닌 플랫폼 사업이라 중기부의 권고와는 무관하다. 현대글로비스는 이후에도 중고차 매매업자와 소비자 간 투명한 거래를 위해 서비스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