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백신예약 반복 먹통...한 번은 실수지만 두 번은 무능이다

  • 등록 2021-07-20 오후 4:06:16

    수정 2021-07-20 오후 9:24:35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백신 사전예약이 또 말썽이다. 방역당국은 지난 12일 55~59세 연령층의 백신접종 사전예약 과정에서 백신 부족으로 한 차례 소동이 벌어진 후 시스템을 재정비, 예약서비스를 재개했다. 하지만 접속 폭주로 14일 서비스를 재개한 해당 웹사이트는 곧바로 마비됐다.

이후 지난 19일 50~54세 연령대의 사전예약 과정에서는 이같은 현상의 재발을 막기 위해 연령대를 구분해 예약토록 하고 서버도 일부 교체하는 묘수까지 동원했다. 이 역시도 무용지물. 예약 개시시간인 19일 오후 8시부터 일정시간 동안 접속 자체가 되지 않아 또다시 예약자들의 화만 돋우었다.

더욱이 예약 마비현상 속에서도 공식 웹사이트가 아닌 다른 꼼수(?)를 사용해서 예약이 가능했다는 얘기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널리 퍼지고 있다. 정부의 허술한 준비로 시스템의 허점이 고스란히 노출된 셈이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백신접종은 심신의 안녕을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모임 자제도, 폭염 속 마스크 착용도 한계에 봉착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접종의 첫 단계인 사전예약부터 계속 삐걱대고 있으니 방역대책에 대한 불신감만 확산되고 있다.

근본 원인은 백신 수급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하지만 정책의 신뢰는 예측 가능성에서 출발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백신 제조사와의 비밀협약’이라는 벽 뒤에 숨지말고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백신수급에 대한 불확실성부터 해소하라고 입을 모은다.

사전접종예약은 대상자의 숫자가 이미 정해져 있어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다. 이미 문제가 확인됐다면 추후 민간의 기술력 등을 활용해 대응방안을 철저히 마련했어야 했다. 하지만 계속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건 사전예약 시스템을 넘어 정부 방역대책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보여준다.

8월에는 더 많은 국민이 사전예약을 준비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더 이상 ‘지속적인 점검 후 대응하겠다’와 같은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할 때가 아니다. 한 두번은 실수라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그것은 무능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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