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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은 이날 4분기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3.0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3년 11월 이후 약 8년 만의 인상이다. 그러나 지난 1분기 요금을 kwh당 3.0원 인하했기 때문에 제자리로 돌린 수준이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말부터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시행했지만, 지난 2~3분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 악화를 이유로 요금 올리지 않았다. 이번 4분기가 돼서야 연료비 연동제 도입 후 제도가 처음 실행된 것이다. 다만 분기당 올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은 kwh당 3.0원, 연간으론 5.0원이다.
동절기 전력 수요 증가로 천연가스와 석탄 수요 역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한국전력의 비용도 더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유연탄 가격은 지난해 3분기 톤(t)당 51.27달러에서 이번 3분기 150.07달러로 상승했다. SK증권과 로이터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지난 17일 기준 100만BTU(열량단위)당 22.0달러를 기록, 올해 3월 5달러를 기록한 이후 4배 이상 상승했다. 전기 요금 인상은 상한선이 있기 때문에, 한국전력이 전기 요금을 지속적으로 올린다 해도 당분간 원료비 상승분을 반영할 수 없는 구조다.
환경 비용 증가도 한국전력엔 부정적인 요인이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연료비 연동제 발표할 때 전기요금에서 기후·환경요금이 차지하는 부분을 따로 떼어 표시한다고 밝혔다. 올해 해당 요금은 kwh당 5.3원으로 전체의 4.9% 수준이다. 올해 기준 독일의 재생에너지법(EEG)에 따른 부담금은 kwh당 6.5유로센트(약 90.5원)다. 당장 독일만큼 부담금이 폭증하진 않겠지만, 점차 상승한다는 점은 분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날 한국전력이 속한 코스피 전기가스업은 0.96% 하락 마감했다. 가스를 판매하는 한국가스공사(036460)의 경우 0.12% 하락 마감했다. 한국전력과 달리 이미 연료비 연동제를 적용하고 있는 탓에 이번 전기 요금 인상에 대한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한국전력과 같은 유틸리티 업종에 속한 탓에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인 것으로 설명된다. 일반적으로 유가나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한국가스공사는 수혜를 보지만 한국전력은 피해를 본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한국가스공사는 32.95% 상승했지만, 한국전력은 10.04%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