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사죄했지만…실종자 가족 “다 필요없다, 찾아달라”(종합)

[광주아파트붕괴사고]사고 발생 일주일 째 종합
인근 피해 상인들도 반발…“우리한테도 사과해야”
경찰, 현산·하도급 업체·감리 등 직원 등 9명 입건
당국, 안전진단 등 전문가 회의…상층부 수색 속도
  • 등록 2022-01-17 오후 5:54:42

    수정 2022-01-17 오후 6:31:56

[광주=이데일리 이용성 문승관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7일 광주 서구 화정동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 사고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와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 사퇴 뜻을 밝히고 곧장 사고 현장을 찾았다. 정 회장은 다시 고개를 숙였지만, 실종자 가족은 “다 필요 없다. 내 가족 찾아달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용산 HDC현산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동 재개발 철거현장 사고,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광주 사고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정몽규 HDC그룹 전 회장이 17일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고개 숙여 사죄한다고 밝히고 있다.(사진=뉴시스)
대국민 사과 이후 곧장 광주 아파트 붕괴현장으로 내려간 정 회장은 실종자 가족을 만나 “어떠한 일로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회장직에서)사퇴했지만 책임지기 위해 붕괴 현장 온 것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족분들의 마음을 다 헤아리지 못하겠지만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원하고자 한다. 죄송하다”며 “제가 지난여름과 이번 사고 때문에 광주에 이렇게 커다란 누를 끼쳐 책임지는 차원에서 사퇴하게 됐다”며 “사퇴는 하지만 그 책임이 면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을 지고하겠다는 걸 약속을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가 난 지 얼마나 지났는데 이제 내려오느냐. 일주일을 허송세월로 다 보내지 않았느냐 진작 왔어야 하지 않느냐. 다 필요 없다. 내 가족 찾아달라. 그냥 손 떼라. 가족들은 피가 마른다”며 울분을 쏟아냈다. 실종자 가족 대책위원회 대표 안모(45)씨는 “피해 보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인생이 절단 나고 있다. (정 회장이) 고개 몇 번 숙이는 것은 쇼에 불과하고 가식에 불과하다. 상황을 해결하고 실질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퇴는) 면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사고 현장 주변 상인과 아파트 예비 입주자까지 분통을 터트렸다. 이승엽 화정동 아이파크 예비 입주자 대표는 “진정성 없는 사과와 책임없는 사퇴를 반대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정 회장은 모든 법률상 경영상 책임을 진 이후 사퇴를 해야 하는 것이 응당하다”고 주장했다. 홍석선 인근 상인회 피해대책위원장도 “(현산) 회장은 (우리) 피해자들한테 사과했느냐”며 “우리도 피해자인데 어떠한 안내도 없다. 현산이 피해자를 배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사고 현장에 항의 방문했다.

문희준 광주 서부소방서장은 브리핑에서 “1층과 지하 1층 잔해물 제거를 마쳤지만 실종자분을 찾지 못해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119구조견을 현장 투입해 수색을 진행했지만 특이사항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책본부는 타워 크레인을 해체한 후 안전 문제가 해결되면 23~38층 쌓인 잔해물을 제거하면서 상층부에서 실종자 수색을 시행할 계획이다. 대책본부는 타워 크레인을 해체하기 위한 이동식 크레인 1호기는 조립 작업을 마쳤고, 이날 와이어 보강작업에 필요한 각 지지대 작업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 구조당국은 사고 현장에서 건축물 안전진단과 구조 분야 전문가 대책 회의를 열고 상층부 수색을 집중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현재 붕괴 건물에 타워 크레인이 위태롭게 기대있어 추가 붕괴 위험이 있는 상태다. 대책본부는 각 분야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타워 크레인을 해체하는 작업과 상층부에서 실종자 수색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장)은 “건축물 안전진단·구조 분야 전문가 등과 대책회의를 열고 자문받아 수색 구조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7일인 17일 소방대원들이 직접 사고 현장에 들어가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HDC현산과 하도급 업체 직원, 감리 등 9명을 입건했다. 광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HDC현산 공사부장 A씨를 포함해 안전관리 책임자급 5명, 하도급업체 현장소장 1명 등 6명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감리 3명을 건축법 위반 혐의로 각각 입건했다. 지난 12일 건축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HDC현산 현장소장 A씨는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앞서 경찰은 이날 오전 공사현장에 콘크리트를 납품하는 레미콘 업체 10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최근 공사현장에서 사용된 콘크리트의 성분이 불량했고 이에 따라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는 내용도 관련 수사를 진행해 규명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붕괴사고와 관련된 입건자는 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 1명, 공사부장과 안전관리 책임자급 5명, 하도급업체 현장소장 1명, 감리 3명 등 총 1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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