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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수송 마련했다지만 현장선 '물류대란'…"사흘도 못 버틴다"

화물연대 총파업 돌입하며 현장서 혼란
시멘트 공장 막아서고 비노조 차량 운행도 차질
주류대란도 지속…철강·화학업계도 우려
"파업 이틀 이상 지속하면 피해 본격화할 것"
  • 등록 2022-06-07 오후 4:38:28

    수정 2022-06-07 오후 9:24:43

[이데일리 이후섭 함정선 정병묵 기자]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하며 물류대란 우려가 현실화했다. 정부는 대체수송 화물차를 마련해 비상수송대책에 나서면서 뚜렷한 물류차질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화물연대 소속 차량들이 시멘트 공장 입구를 막아서고, 비노조 차량까지 운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도 ‘하이트진로’ 화물연대 소속 기사들이 운송을 거부하며 주류대란이 지속하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철강·화학업계에서도 화물연대 파업이 길어질 경우 철근 등 제품을 출하하지 못할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대부분 기업들은 이번 화물연대 파업이 이틀 이상만 지속해도 출하 감소 등 피해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가 파업을 시작한 이날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성신양회 단양공장, 아세아시멘트 제천공장, 한일현대시멘트 영월공장 등 내륙에 있는 시멘트 공장 진입로는 모두 화물연대 소속 차량들로 막혔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공장 진입로가 막혀 시멘트 출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경기 의왕에 있는 쌍용C&E·한일시멘트·성신양회·아세아시멘트 등 국내 대표 시멘트 7개 업체 유통기지도 막혀 레미콘 업체 등으로 시멘트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멘트를 운송하기 위한 특수 차량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총 2700~3000대 중 1500대가량이 화물연대에 소속돼 있어 시멘트 공급은 거의 멈춰선 실정이다. 파업이 하루 이틀을 넘어 길어질 경우 전국 각지 건설 현장이 멈출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7일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시멘트 공급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됐다. 지난 6일 오전 서울의 한 시멘트 공장에 레미콘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일 평균 출하량이 최대 80% 급감하며 하루 피해액이 약 110억원으로 추정됐는데, 올해는 이보다 피해액이 더 크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수기였던 지난해 11월과 달리 지금은 성수기이기 때문이다.

BCT를 통해 시멘트를 공급받는 레미콘 업체도 물류대란 타격을 고스란히 입게 됐다. 당장은 일부 비축분으로 버틴다고 해도 파업이 장기화하면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어서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지난 4~6일 연휴에 일부 비축분을 쌓아놨지만, 비축분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기껏해야 하루 이틀”이라며 “연쇄적으로 건설 현장도 공기 지연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주류대란이 현실화한 유통업계 상황도 심화하고 있다. 이날 총파업 개시로 하이트진로 충북 청주, 경기 이천 공장은 위탁운송사인 수양물류 소속 조합원 130여명의 기사들은 운송을 거부하고 나섰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비노조 기사들의 정상적인 제품 출고도 방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청주, 이천공장에서 조합원들이 제품을 실어 나르려는 화물차주에게 욕설과 폭력을 쓰며 운행을 방해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총파업 개시에 앞서 조합원들의 방해로 출고율이 평시 대비 59%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이날 38%로 더 떨어진 것으로 추산했다.

업계는 1차 거래선인 도매사에 이어 2차 거래선인 편의점, 대형마트, 주점, 음식점 등에 배송 차질이 벌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실제 이날 편의점 미니스톱은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진로’ 발주를 일부 제한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2년간 어려움을 겪다가 일상 회복이 시작된 지난달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번 사태가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주류업체뿐만 아니라 소규모 식당 주인 등 자영업자들과 고객들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철강, 화학 업계도 화물연대 파업 장기화를 우려한다. 화물연대가 파업을 예고한 만큼 대부분 관련 기업들은 긴급 물량을 사전에 출고하고 오늘과 내일, 육상 운송을 중지한 상태다. 파업이 끝날 때까지 철도나 해상 등 운송 방안을 활용할 방침이기는 하나 육상 운송의 비중이 60%를 넘어서는 만큼 파업이 2~3일 이상 이어지면 출하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지난해부터 원자잿값이 치솟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글로벌 해상 운임 등이 급등한 상황에서 물류대란까지 겹쳐 출하가 줄면 2~3분기 수익에도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하루 이틀 내 화물연대와 타협안을 찾아야 산업 현장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군위탁 차량 등 관용 컨테이너 수송차량을 투입하고 물류 거점에 경찰력을 배치하는 등 엄정한 대응에 나서고 있어 당장 전국적 물류 피해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협상을 위한 대화 창구는 열어둔다는 방침이다.

다만 화물연대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와 전 차종·전 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하는 사안으로,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협상이 얼마나 빨리 진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출하가 멈춘 채로 하루 이틀 지나면서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우려되지만 방도가 없다”며 “가급적 빨리 정부가 해결해주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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