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천문연 연구자가 말하는 소행성 '지구 충돌' 위험 없는 이유

소행성 22일 지구·달 16배 거리서 무사히 지나가
매일 작은 유성체 충돌...대부분 대기권서 소멸
인류 발견 소행성 중 100년내 지구 충돌 소행성 없어
  • 등록 2020-05-22 오후 6:27:16

    수정 2020-05-23 오후 10:30:47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일대의 ‘해프닝(?)’이었다. 지구를 향해 날아오면서 충돌할 것으로 알려졌던 소행성 136795(1997 BQ)은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인 16배 부근에서 안전하게 지나갔다.

22일 만난 김명진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외국 기사에 대한 사실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발생한 사고였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에 의하면 지난 2013년 발생한 러시아 첼랴빈스크 유성체 폭발 사고 이후 UN 산하 소행성 감시 조직이 운영되는 등 국제 사회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도 24시간 우주위험 감시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소행성 보다 크기가 작은 소규모 유성체들은 대부분 인지하지 못한 채 지나가거나 지구와 충돌해도 대기권에서 소멸한다. 크기가 큰 소행성이거나 오랜 관측이 이뤄진 소행성일수록 궤도 정보가 잘 알려져 충돌 가능성이 높지 않다. 오는 2029년 지구에 근접할 아포피스 소행성 정도가 지속적인 관측이 필요하다.

김명진 박사를 만나 이번 사건에 대한 생각과 소행성 충돌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김명진 한국천문연구원 박사가 소행성 감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다음은 일문일답.

-소행성이 잘 지나갔다.

▲이번 소행성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1997년에 발견됐다. 첫 발견 이후 23년 동안 천문학자들이 관측하고 분석해 오면서 궤도가 잘 알려져 있었다. 지구·달 사이 거리 16배 거리로 안전하게 지나갔다.

소행성 감시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 1LD는 지구와 달 거리인 약 38만 4000km를 의미한다. 최하단에는 이번에 지나간 소행성 136795(1997 BQ)도 확인할 수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가.

▲한국천문연구원에도 문의가 쏟아졌다. 외국 기사에 대한 정확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채 그 기사들을 모방한 국내 언론 보도가 이뤄져 발생했다고 본다. 영국 매체에서 소행성 번호를 잘못 기입하고, 소행성 관측자에도 오류가 있었다. 이번에 지나간 소행성 번호는 136796가 아닌 136795이다. 점성술사가 아니라 일본 국립천문대 전문가들이 처음 발견한 소행성이다. 외신을 100% 번역하면서 발생한 해프닝(?)이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는 센트리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 지구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소행성들의 충돌 확률을 계산하고, 상시 감시한다. 한국천문연구원의 우주위험감시기관도 이 데이터를 연동해 분석한다. 자동차가 근접하면 사람에게 위협이 될 수 있듯이 근지구천체들도 지구와 일정 거리에 도달하면 ‘근접(Close Approach)’이라는 표현을 쓴다. 태양계에서는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의 약 80배까지도 이 표현을 쓴다. 이번 소행성이 지구에 가장 가까이 접근했던 거리는 지구·달 사이 거리의 16배 정도이다. 태양계 규모로 봤을 때 ‘근접’한 것이 맞지만 실제 거리는 약 600만km에 이를 정도로 멀리 떨어진 것이다.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한 위험성이 있는가.

▲지구와 소행성 충돌 확률이 전무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류가 발견한 소행성들이 지구와 충돌할 확률은 매우 낮다. 매달 평균 3~4차례 소행성이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보다 가깝게 지나가지만 대부분 위협적이지 않다. 소행성은 궤도를 얼마나 오랜 기간 정밀하게 관측해 왔고, 위치를 분석하느냐가 중요하다. 거리보다 궤도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최초 발견 이후 추가 관측을 통해 제대로 된 궤도를 분석해야 한다.

이번 소행성은 첫 발견 이후 23년 동안 궤도 분석이 이뤄졌기 때문에 천문학자들이 궤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오래전에 발견하거나 크기가 큰 근지구소행성들은 궤도 분석이 많이 이뤄져 안전하다. 반면 작은 소행성들은 지구에 가까이 다가왔을 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지구와 충돌해도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대부분 소멸한다.

▲소행성은 주로 화성과 목성 사이에 대부분 존재한다. 2020년 5월 기준 근지구소행성만 2만2000개가 넘고, 이중 지구 위협소행성은 2084개에 이른다.

-역사적으로 주목할 만한 지구와 소행성 충돌 사례에는 어떤 것이 있나

▲2013년 2월 15일 러시아 남서부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유성체 폭발 사고로 많은 사상자와 건물 피해가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국제 사회가 소행성 충돌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었다. UN 국제소행성경보네트워크(IAWN)가 가동되고 국제사회 공동 대응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도 국제 공동 캠페인에 참여해 칠레, 남아공, 호주 등에서 소행성을 관측하며 소행성 탐지와 경로 분석을 하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소행성 중 위협적인 소행성이 있다면

▲2029년 4월 13일경 아포피스(APOPHIS)라는 소행성이 지구에 근접한다. 지난 2004년 발견 이후 관측을 해왔는데 2029년에는 지구정지궤도위성 고도인 3만 6000km보다 더 가까이 지구에 근접한다. 천문학자들이 관심을 갖고 정확한 궤도계산을 하고 있다. 이 외에 위협이 될만하거나 충돌할 확률이 높은 소행성은 지금까지 발견한 소행성 목록중에서는 아직 없다.

-그럼에도 소행성 충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

▲소행성 보다 크기가 작은 유성체는 오늘밤에도 내일낮에도 떨어질 수 있다. 지구와 충돌해 별똥별이 되거나 2014년 진주 운석처럼 땅에 떨어지기도 한다. 소행성은 어두운 표면물질로 이뤄진 천체다. 소행성이 작을수록 가까이 다가오기 전에 발견하기 어렵다. 지상망원경 관측 특성상 태양 방향에서 오는 소행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대낮에 보이는 화구(Daylight Fireball)가 대표적인 충돌 사례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지구와 태양 사이에 망원경을 띄워 이러한 소행성을 조기에 발견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지구에 근접하는 소행성들은 계속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자극적인 해석이 있을 수 있다. 전문가 집단을 신뢰해야 한다. 소행성 연구자 입장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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