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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보일러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정부는 개정된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대기관리권역법)을 시행 중이다. 대기관리권역은 대기오염이 심각하다고 인정되는 지역이나 대기 오염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인정해 특별 관리를 받는 지역이다. 그동안 수도권에서만 시행된 대기관리권역을 사실상 전국으로 확대한 조치다.
무엇보다 대기관리권역 내 각 가정에서는 앞으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친환경 인증을 받은 보일러만 설치할 수 있다. 앞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난 2015년부터 미세먼지 저감 정책 일환으로 친환경 보일러 보급지원 사업을 추진해왔다. 올해 환경부는 총 35만대 친환경 보일러 보급을 목표로 예산 510억원을 편성, 대당 20만원(국고 12만원+지자체 8만원)씩 설치비를 지원한다.
이에 발맞춰 보일러 업계는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콘덴싱 보일러는 연소 후 발생하는 배기가스를 바로 내보내지 않고, 한 번 더 물을 데우는 데 사용하는 대표적인 친환경 보일러다. 일반 보일러 대비 질소산화물(NOx)·미세먼지 배출량이 80%가량 적고, 열효율도 높아 사용 시 난방비를 연간 13만원 가량 절약할 수 있다. 다만 가격은 일반 보일러(약 70만~80만원)대비 약 20만~30만원가량 비싸다. 정부 보급지원 사업도 이 금액 차이를 보전하기 위함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콘덴싱 보일러에 대한 ‘진검 승부’가 펼쳐질 한 해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일러는 가정에서 1년 내내 쓰는 장비지만,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제품은 아니다”며 “이번 친환경 보일러 설치 의무화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나면, 각 사가 제품을 홍보하고 실적을 끌어올릴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미 보일러 업계 ‘빅2’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는 각자 장점을 강조한 콘덴싱 보일러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NCB500·700·900 시리즈에 이어 지난 2월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운 ‘NCB300’을 출시했다. 질소산화물 배출량과 열효율은 기존 콘덴싱 보일러와 마찬가지로 유지하면서, 기존 제품 대비 20% 작은 크기로 설치와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대기관리권역법이 본격 시행된 만큼, 소비자들에게 콘덴싱 보일러의 경제적 이점을 알리고 더욱 적극적으로 시장과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지도를 높이려는 중소 보일러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린나이코리아는 최근 온도 변화에 따라 연료 사용을 조절하는 ‘스마트 비례제어’ 방식 친환경 가스보일러 2종(R331S·R332S)을 출시했다. 대성쎌틱에너시스도 올 초 콘덴싱 보일러 ‘S-클래스 DNC’를 선보였다. 지난 3월 말 기준 정부 친환경 인증을 받은 보일러는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 대성쎌텍에너시스, 린나이코리아, 롯데알미늄, 알토엔대우 등 6개사 총 258종이다. 보일러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일부 지자체 예산 부족으로 보급 실적은 부진했지만, 올해는 예산을 확보해 순조롭게 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적인 시장 규모 확대와 더불어 업체들의 마케팅 경쟁도 한층 치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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