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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이승만·박정희 독재 미화 논란에 종교문제, 부인의 탈세 의혹, 자녀의 이중국적 문제까지 불어지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알려지지 않은 교수 출신을 뒤늦게 발탁한 배경엔 청문회서 문제 소지가 있는 인사를 배제한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잇따라 문제가 불거지자 여론이 급격히 싸늘해지고 있다.
30일 박 후보자가 이승만 정부 당시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립을 위해 독재가 불가피했다고 주장한 연구보고서를 작성한 사실과 한 지역 신문 칼럼에서 “과도한 노동운동, 책임을 망각한 과도한 민주주의, 노력 이상의 과도한 복지 등의 여파로 우리나라는 저성장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유보적인 입장이었던 청와대도 독재 미화 등으로 논란이 확산되면서 사퇴 쪽으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알렸다. 이날 박 후보자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연구보고서를 2015년 자신이 소속된 포항공과대학교에 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에서 그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정신세계를 “자유민주주의 나라 건설에 대한 열망”으로 평가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알지 못하는 한국 사회에서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를 만들기 위해 독재(다른 대안이 있었나?)”라고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조국 근대화에 대한 열망”이라고 평가하면서 새마을 운동에 대해선 “진정한 신분 계층 제도의 타파”라고 평가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인사 5대 원칙은 쓰레기통에 들어간지 오래”라며 “이 분야에 수많은 인재들을 제쳐놓고 현장에 대한 전문성도 없고 과학자임에도 창조론 논란을 일으킨 사람을 초대정권 후보로 내세운 이유가 무엇이냐”고 날을 세웠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1948년 건국설에 찬동하며 이승만 독재를 불가피한 것으로 간주했다. 또 박정희 정부의 새마을 운동을 신분 계층 제도의 타파라고 주장하는 등 케케묵은 뉴라이트적 사관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며 “개혁을 주도해야 할 자리에 적폐를 가져다 앉히려고 한 셈이다. 인사청문회에 오를 자격조차 없음이 드러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범 후 1개월 만에 장관 후보자를 맞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업계는 연이은 구설에 맥 빠진 분위기다. 청와대는 정치인이나 관료 출신을 배제하고 기업인 출신을 장관 후보로 고려하다가 번번이 ‘백지신탁’에 걸려 인선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서둘러 인사를 단행 하려다가 인사검증 과정에서 종교, 이념 등의 문제을 파악하지 못하고 논란만 키운 게 아니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