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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고스 테라퓨틱스는 개인맞춤형 암 백신을 개발해 온 회사다. 수지상세포 기반의 항암 백신 파이프라인 효능 검증을 위해 전이성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했지만, 2018년 4월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주가 급락을 거듭했고, 나스닥 자진 상장폐지 수순을 밟았다.
아르고스 테라퓨틱스는 매각 및 합병 등 살아남기 위한 대안을 모색했고, 지난 2019년 2월 한국 바이오텍 제넥신과 에스씨엠생명과학이 인수했다. 약 125억원을 들여 세포치료제 생산시설과 연구원, 지적재산권 등 주요 자산을 경매를 통해 인수했으며, 회사 이름은 코이뮨으로 바꿨다.
이후 2020년 4월 코이뮨과 이탈리아 신약개발 회사인 포뮬러 퍼머수티컬스(Formula Pharmaceuticals, Inc.)를 인수합병(M&A) 했으며, 제넥신(49%)과 에스씨엠생명과학(51%) 지분은 각각 25.77%, 26.83%로 줄어들었다.
현재 코이뮨은 수지상세포 기반의 전이성 신장암 치료제 ‘CMN-001’의 미국 2b상을 진행 중이다. CMN-001은 아르고스 테라퓨틱스가 전이성 신장암 임상 3상 전체생존기간(OS) 유효성 확보에 실패하면서 임상이 중단된 ‘AGS-003’과 같은 물질이다. 유럽에서 임상 1상에 착수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 ‘CARCIK-CD19’는 이탈리아 포뮬라의 기존 파이프라인이다.
제넥신과 에스씨엠생명과학 측은 CMN-001의 가능성을 보고 아르고스의 인수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제넥신 관계자는 “아르고스에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X-I7과 병용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수지상세포 파이프라인이 있었다. 수지상세포와 면역항암제, 두가지 기능을 합치면 파이프라인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여서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르고스의 cGMP 시설도 평가에 좋은 영향을 미쳤으며, 여러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이병건 에스씨엠생명과학 대표는 “예전 AGS-003 신장암 임상 3상의 대조군(컨트롤군)은 모든 표준요법을 다 사용하도록 했고, 실험군은 에베로리무스(신장암 치료제 중 하나)+AGS-003을 투여했다. 2017년까지 대조군과 실험군의 효과 차이가 많이 났는데, 2018년 옵디보가 신장암 표준치료제로 선정되면서 실패하게 됐다. AGS-003 효능의 문제가 아니고 임상디자인 문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4년 임상디자인 당시 대조군은 어떤 약을 써도 효과가 없었기 때문에 표준치료 약물 범위를 정해 놓지 않았는데, 뒤늦게 투여를 시작한 옵디보(면역항암제) 효과가 너무 좋게 나오면서 실험군과 큰 차이를 안보인 것”이라며 “에베로리무스+ AGS-003 데이터에서 가능성을 봤고, 임상 디자인을 새로 짜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계획서를 제출했다. FDA도 이례적으로 빨리 임상 승인을 내줬다”고 했다.
상장폐지 전력은 향후 나스닥 상장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코이뮨은 기존 물질 이외에 이탈리아 포뮬라 파이프라인 CARCIK-CD19도 갖고 있다. 투자자들과 얘기하고 있는데 굉장히 좋아하고 있다”며 “미국 나스닥 상장은 코스닥과 다르다. 코스닥은 기술평가, 상장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나스닥은 투자자가 보장해주고, 기술이 좋으면 굉장히 쉽게 상장된다. 다만 상장되고나서 주가 유지하려면 기술이 좋아야 한다. 코이뮨은 신장암 임상디자인을 새로 해서 실패 확률을 줄였고, 혈액암 파이프라인은 가격과 부작용을 낮춰서 투자자들과 미팅해보면 반응이 굉장히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