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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이날 담화를 통해 “조미 대화의 당사자는 말 그대로 우리와 미국이며 조미 적대관계의 발생 근원으로 보아도 남조선 당국이 참견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북한 비핵화 협상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온 우리 정부를 정면 비판한 것이다.
북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 친서를 주고받으면서 대화 재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담화여서 더욱 주목된다. 그간 북한이 우리 정부에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당사자 역할을 촉구해온 것으로 미뤄 우리 측의 중재자론을 비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한반도 문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하게 될 문 대통령으로서는 북한의 갑작스러운 도발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북중 정상회담과 북러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하면서 북미 간 대화 재개의 선순환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G20 정상회의를 마치는 대로 장소를 서울로 옮겨 갖게 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 동안 비무장지대(DMZ)를 들러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일정을 함께 소화하게 될지 미지수다.
통일부 당국자는 권 국장 명의 담화에 대해 “정부는 남북공동선언을 비롯한 남북간 합의를 차질없이 이행해나간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라며 “남과 북 그리고 북미간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계속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