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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코로나 이후 'K자형' 회복세…양극화 심화

美경제 3분기 회복에도 화이트칼라에 과실 집중
9월 시급 16달러 이하 노동자수 2월比 26.9% 감소
백인 남성·대졸 이상은 코로나 이전과 차이 적어
  • 등록 2020-10-06 오후 3:41:53

    수정 2020-10-06 오후 3:42:54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K자형’ 회복세를 나타내며 부유층과 빈곤층 간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3~4월 222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는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870만개 일자리가 감소한 것과 비교해 3배 가량 많은 수치다. 미 경제성장률 역시 올해 1분기 5%, 2분기 31.4% 위축되면서 2018~2019년 성장세를 모두 원점으로 되돌렸다.

하지만 지난 5월 이후 1140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났고, WSJ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3분기 미 국내총생산(GDP)은 연간 23.9%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어느 정도는 미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양극화가 심화했다는 점이다. 회복세가 ‘V자형’ 또는 ‘U자형’이 아닌 K자형으로 진행됐다는 진단이다.

시장분석업체 에버코어ISI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시간당 임금이 16달러 이하인 ‘저임금’ 노동자 수가 코로나19 위기 이전인 2월과 비교해 26.9% 감소했다. 코로나19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4월에는 46.6%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소위 블루칼라 계층인 이들은 대부분이 레스토랑, 호텔, 쇼핑몰 등에서 일하는 서비스업 근로자들이다.

반면 시간당 임금이 28달러 이상인 근로자 수는 같은 기간 오히려 1.2% 증가했다. 이른바 화이트칼라인 이들은 대부분이 정보기술(IT), 금융, 의료계 등 전문직 종사자들로, 상당수가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종이라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관리·운영직, 금융 업무의 경우 60% 이상이 재택 근무가 가능하다. 또 소득 기준 상위 25% 계층은 61.5%가 재택근무가 가능한 반면, 하위 25% 계층은 9.2%만이 재택근무로 전환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화이트칼라 일자리 수는 지난 4월에도 12.6% 감소하는데 그쳤다. 특히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 IT기업들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줄였던 일자리 대부분을 지난달 회복했다.

WSJ은 IT, 관리직, 전문 서비스직 등 화이트칼라 일자리는 연말엔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K자형 회복의 아래쪽에 위치한 많은 저임금·저숙련 노동자들은 임시 휴직이 영구 휴직으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소비 지출 감소, 주택 퇴거, 채무불이행 등 다양한 피해가 예상되며, 이는 미 경제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육 수준이나 인종, 성별 등에 따라서도 양극화가 심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식당이나 상점에서 점원 등의 일을 주로 하고 있는 흑인과 히스패닉계 여성은 봉쇄조치 이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흑인 여성의 일자리 수는 지난 2월과 비교해 11.9%, 히스패닉계 여성은 12.9% 각각 감소했다. 가장 영향이 적었던 계층은 백인 남성으로 5.4% 감소에 불과했다. 재택근무 역시 백인 근로자는 30% 가량이 재택근무를 했지만, 흑인 근로자는 19.7%, 히스패닉 근로자는 16.2%로 큰 차이를 보였다.

아울러 9월 고교 중퇴 이하 취업자는 2월보다 18.3% 줄었다. 같은 기간 고졸 학력 취업자도 11.7% 감소했다. 이들 계층에서 줄어든 일자리 수는 총 440만개로 코로나19 위기로 사라진 전체 일자리의 약 40%에 달한다. 반면 대졸 이상 취업자의 수는 2월보다 0.6% 소폭 감소하는데 그쳤다. .

특히 고소득층들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자산에 별다른 부정적 영향이 없었다고 WSJ는 분석했다. 오히려 자산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미 증시가 3월 저점 이후 손실폭을 모두 회복하고 연간 기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로금리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은 오히려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연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가구의 순자산은 역대 최대폭으로 상승했는데, 상위 5분의 1이 전체 부의 약 71%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자산 역시 고소득 계층에 집중됐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8월 평균 주택가격은 전년대비 11.4% 상승,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한 사람들이 이익을 봤다. 그런데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백인 가구의 76%가 주택을 소유했지만 흑인 가구 비율은 47%에 그쳤다.

이처럼 미국에선 경제가 V자형이나 U자형이 아닌 K자형 회복하고 있다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지난달 29일 첫 대선 TV토론회에서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 과정은 K자형이라고 강조하며 “억만장자들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돈을 아주 잘 벌어들였지만, 나머지 대다수는 미 경제가 회복돼도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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