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의 맏형 격인 현대차가 임단협을 체결해 한숨을 돌렸지만 나머지 완성차업체들의 노사 갈등이 여전해 임단협 타결 여부는 안갯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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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동조합은 지난 27일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4만2745명이 투표해 2만4091명이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찬성률은 56.36%다. 현대차 노사는 내일(29일) 임단협 조인식을 열 계획이다. 현대차는 노사는 지난 5월 26일 상견례 이후 63일 만에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했다.
노사 쟁점, 미래차 시대 도래따른 일자리 문제
현대차가 임단협을 타결했지만 나머지 완성차업체들의 파업 등 쟁의행위 실행 가능성은 여전하다. 기아 노조는 이날 쟁의행위 진행 여부에 대해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아 노조는 오토랜드 광명(옛 소하리공장)의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로 투표 일정을 다음 달 10일로 미뤘다.
기아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호봉승급분 제외 기본급 월 9만9000원 인상 △성과금 전년도 영업이익의 30% △정년 연장(최대 만65세) △노동시간 주 35시간으로 단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별도의 제시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아 노조가 작년 코로나19 여파에도 4주간 부분 파업을 벌이며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만큼 올해 임단협 타결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현대차가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했다는 점은 기아 노사 문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 27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해 노조 조합원이 반대하면서 노사 교섭을 다시 벌여야 한다. 노조 내부에서 작년 임금동결에 이어 올해 잠정합의안에 담긴 인상 수준이 다소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나온 영향이 컸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월 3만원(호봉승급 포함) 인상과 일시·격려금 450만원 지급 등이 포함됐다. 한국지엠 노사는 조만간 재교섭에 나설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 임단협의 쟁점은 결국 미래차 시대 도래에 따른 일자리문제다. 현대차 노조가 정년 연장을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노사 상생 노력과 더불어 기업이 미래차 사업 전환 과정에서도 고용 창출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