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샤프 공급 중단 ‘예방주사’…TV·스마트폰에 日 LCD패널 無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TV와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부품 중 일본의 수출 제재 확대시 영향이 우려되는 품목으로는 대·중소형 LCD(액정표시장치)패널과 MLCC 등이 꼽히고 있다. 삼성전자가 13년 연속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는 TV는 제품군이 LCD TV와 QLED TV 등 두 가지로 크게 나뉜다. 이 중 프리미엄 제품인 QLED TV도 LCD패널 기반에 퀀텀닷(양자점) 광학 시트를 입힌 형태다. 따라서 삼성전자 TV는 모든 제품에 LCD패널이 쓰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1990년대 말까지 전 세계 LCD패널 시장의 80%를 점유했던 일본 업체들의 점유율은 현재 10% 이하로 떨어졌고, 삼성전자도 일본산 LCD패널은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LCD패널 공급선 다변화를 위해 2013년 일본 샤프(Sharp)에 지분 투자(0.7%·3580만주)를 했지만, 2016년 9월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얼마 뒤 샤프를 인수한 대만 폭스콘(홍하이그룹)은 삼성전자에 대한 샤프의 LCD패널 공급을 끊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한동안 LCD패널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중국 BOE와 대만 AOU 등에서 물량을 수급해 위기를 넘겼다. 샤프는 이후 최대 수요처 중 하나인 삼성전자에 공급 재개를 타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저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LCD패널도 BOE와 차이나스타(CSOT) 등에서 수급하고 있어 일본 측 물량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샤프의 공급 중단 사태 이후 공급선에서 배제하면서 TV와 스마트폰 원가 중 8~12%를 차지하는 디스플레이 패널은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중화권 업체들로부터 수급하고 있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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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와 달리 MLCC는 세계 1위인 무라타제작소와 다이요유덴, TDK 등 일본 업체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60%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해 제재 대상품목이 확대되면 스마트폰과 가전 등 완제품 사업에 상당한 타격이 우려된다.
‘전자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MLCC는 모든 전자제품에 쓰이며 내부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제어하는 핵심부품이다. 스마트폰에는 800~1000개, TV 2000개, PC 1200개 정도 쓰인다. 또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용은 차량 한 대당 1만개 이상 쓰이고 있다. 가격도 300㎖ 짜리 와인 잔 하나를 채우면 수 억원을 호가할 정도로 비싸다.
삼성의 부품계열사인 삼성전기(009150)가 MLCC를 생산하지만 스마트폰과 가전 등에 쓰이는 일본 물량 전체를 대체하긴 역부족이란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MLCC는 원료 등도 일본에서 수입하는 부분이 상당하고 품질도 최고급 제품은 중화권 업체가 대체하기 어렵다”며 “삼성은 제재 초기부터 MLCC 등 일본이 기술 우위에 있는 부품에 대해 점검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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