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도 톡방도 '코로나' 이야기만…우울증 극복하려면

집안 고립에 따른 심리 위축, 감염 위협에 스트레스↑
코로나 관련 부정적 뉴스와 오픈 카톡방도 한몫
사태 장기화 땐 정신질환 위험으로 이어져
전문가들, 규칙적 생활 권장…질환자는 자극적 뉴스 피해야
  • 등록 2020-03-05 오후 3:23:26

    수정 2020-03-05 오후 3:23:26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직장인 배소연(28·여)씨는 최근 정신과 치료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대외 활동이 거의 불가능해 집에만 있는 데다, 주변에서도 코로나19에 관한 부정적인 소식만 들리는 탓에 우울감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잠도 잘 오지 않는데다 막연한 피로감에도 시달리고 있다.

배씨는 “코로나19로 쇼핑은 물론 동네 헬스장에 운동도 가지 못한 채 집에만 갇혀 있어 갑갑한 느낌이 이만저만 아니다”라면서 “친구들이나 회사 사람들이 카톡방에서도 코로나 걱정만 해 혹시 내가 감염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코로나 우울증’이 번지고 있다. 장보기나 나들이 같은 일상 활동이 코로나19로 제한된 데다 사람 사이의 대면 접촉도 줄어들면서 고립감마저 발생하고 있어서다. 특히 자신과 가족도 감염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신경이 예민해지면서 감정 기복이 심해질 때가 잦다.

서울 개포동에 사는 김 모(33·남)씨는 최근 노모와 다투는 일이 잦아졌다고 했다. 어머니가 TV로 코로나19 뉴스를 접하면서 자신에게 불안감을 털어놓는가 하면 특정 종교단체 비방에 열을 올리기 때문이다. 김씨는 “최근 어머니를 설득해 아예 TV 뉴스를 보지 않는다”면서 “어머니가 부정적인 말씀만 하시고 나도 매일 응대하다보니 불안감이 더 커지는 한편 짜증도 난다”고 토로했다.

카카오톡에 개설된 다양한 코로나19 관련 오픈카톡방.(사진=김무연 기자)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는 기존의 바이러스와 비교해 보면 감염성이 높다”면서 “국민들이 생존권을 직접적으로 위협당하다보니 과거 다른 질병이 번졌을 때보다 스트레스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임 교수는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스트레스 강도가 높아져 환청 등 정신질환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관련 부정적 소식에 자주 노출되는 점도 코로나 우울증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뉴스 분석사이트 빅카인즈에 따르면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부터 3월 5일까지 발생한 주요 매체의 총 뉴스 48만5000건 중 코로나 관련 뉴스는 13.6%인 6만6000건으로 집계됐다. 생산되는 뉴스 10개 중 1개 이상이 코로나 관련 뉴스인 셈이다. 코로나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오픈 카톡방도 수백 개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실내에서 가벼운 운동으로 우울감을 극복하는 한편 평소 공황장애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던 사람들은 자극적인 뉴스를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은주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외부활동이 제한된 상황이기 때문에 홈트레이닝을 통해 활동량을 높이고, 취침과 기상 시간을 일정히 해 생체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우울감 극복에 도움이 된다”면서 “평소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은 불안감을 더 키울 수 있으니 부정적인 정보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코비드(COVID)19 심리지원단’의 권고사항.(사진=서울시)
지자체들도 ‘코로나 우울증’ 대응을 위한 ‘심리방역’에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 4일 ‘코비드(COVID)19 심리지원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코비드19 심리지원단은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카드뉴스를 활용한 ‘마음처방전’, 가짜뉴스를 판별하는 ‘팩트체크’, 시민에게 보내는 마음편지 ‘치유레터’를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동대문구는 동대문구보건소와 동대문구정신건강복지센터 직원 10명으로 ‘코로나19 통합 심리지원단’을 구성해 지난달부터 본격 운영 중이며, 대구 또한 지역 정신건강전문요원 106명으로 구성된 ‘통합심리지원단’을 꾸려 심리방역에 힘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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