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업무보고에 교육단체 엇갈린 반응…“취지 공감”vs“과거 회귀”

교총 “교육을 국정운영 중심에 놓아야”
사걱세 “이번 계획은 한마디로 자율화”
고교학점제에 “교원확보”vs“자사고 폐지”
  • 등록 2023-01-05 오후 5:48:20

    수정 2023-01-05 오후 5:48:20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교육부가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3년 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교육단체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교육을 대한민국의 재도약의 중심에 둔 것에 공감한다는 뜻을 내보였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는 ‘과거 정책의 회귀’라며 부정적인 메시지를 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날 교총은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 재도약의 시작이 교육에 달려 있다는 것에 공감한다”며 “선언에 그치지 말고 정부는 교육을 국정운영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총은 교육부가 ‘교원의 교육 여건 확보’를 제1순위로 두고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교육부는 깨어나는 교실·수업 혁신·맞춤형 교육을 강조했다”며 “제1순위 추진 업무는 교원의 교육 전념 여건 마련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권 침해, 과밀학급 등으로 교사 안고 있는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교총의 주장이다.

반면 사걱세는 논평에서 “교육부 업무 추진계획은 한마디로 정하면 규제완화, 곧 ‘자율화’”라며 “‘교육개혁, 대한민국 재도약의 시작’이라는 교육부 슬로건조차 ‘규제개혁, 대한민국 교육정책의 재시작’으로 바꿔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라고 꼬집었다.

사걱세는 규제완화와 자율이 무책임한 정책이라는 것은 역사가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사걱세는 “1996년 규제완화와 다양화는 내세우며 도입된 ‘대학설립 준칙주의’ 이후 상당수의 대학이 만들어졌고 현재 부실대학이 돼 폐교되거나 재정지원제한대학이 된 상황”이라며 “학교 자율을 강조하며 도입된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는 고교서열화를 고착시켰다”고 주장했다.

앞서 교육부는 △인공지능(AI) 연계 디지털교과서 도입 △대학 정원 자율적 조정 등을 통한 규제 완화 △고교체계 개편안 상반기 발표 △유보통합·늘봄학교 추진 △대학 관리 권한 지방자치단체 이관 △시도지사-교육감 러닝메이트제 등이 담긴 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교총은 고교학점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교원수급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올해 고1부터 고교학점제가 단계적으로 도입되는 만큼 중장기 교원수급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학교가 다양한 교과를 개설·가르칠 수 있도록 정규교사 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사걱세는 고교학점제 시행에 앞서 자율형사립고·외고·국제고 등을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미 끝난 논쟁인 고교 다양화 정책에 천착하는 것은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교육 정책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며 “2025년까지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해 온전한 고교학점제 시행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교총은 유보통합과 늘봄학교 추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교총은 유보통합에 대해 “유보통합의 출발은 유치원의 유아학교로의 명칭 변경”이라며 “교육기본법 상 분명히 학교인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변경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늘봄학교 추진에 대해서는 “AI·SW 등 신수요 방과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학교가 특정 교원에게 업무로 분장하고, 해당 교사가 수업 외에 짬짬이 관리해서 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돌봄과 방과후학교는 복지부와 지자체가 맡아야 한다는 게 교총의 주장이다.

사걱세는 대학 규제완화가 아닌 과감한 투자정책이 고등교육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규제완화만으로는 지역균형개발을 이루기 어렵다”며 “균형발전을 위해서 지역대학과 지역산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과감한 지역대학 투자정책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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