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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아파트 벽체 작업 과정에서 사용하는 ‘거푸집(갱폼)’ 붕괴가 지목된다.
다만 전문가들과 현장 목격자 등은 부실시공과 계절적 요인 등의 복합적 문제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콘크리트 양생(타설 후 콘크리트가 충분히 굳을 수 있도록 보호하는 작업) 불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콘크리트가 겨울철 추위에 제대로 마르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층을 쌓다가 거푸집이 무너지면서 그 충격으로 건물이 순차 붕괴했다는 추정이다. 현장에서는 공기 단축을 위한 시공사의 무리한 작업지시가 있었다는 관계자 증언, 목격담이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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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철근 시공 등에도 부실이 있었을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사고 직후 찍힌 현장 사진에는 구조물이 무너진 자리에 철근이 가시처럼 깨끗한 상태로 남아있는데 이는 철근과 콘크리트가 제대로 결합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로 공사가 진행한 정황으로 부실시공을 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붕괴 이전 상가 앞 입구 땅이 갈라졌다는 등의 주민 목격담이 나오면서 기초 공사부터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최근 싱크홀이 발생한 고양시 마두역처럼 해당 현장도 강가를 매립한 지역이기 때문에 기초 공사 문제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현산은 공사기간에 여유가 있었다며 부실시공을 부인하고 있다. 현산 관계자는 “공사 기간이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콘크리트 양생 기간을 줄였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2개월간 운영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설계·시공 관련 규정의 준수 등 기술적 검토 뿐만 아니라 현장 안전관리의 적정여부 등 종합적인 조사를 통해 명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기술적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조사가 완료되면 사고조사의 모든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1일 오후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공사 현장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진행하던 도중 23∼38층 외벽과 구조물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이후 현장 작업자 6명이 실종돼 당국이 인명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