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상징이었는데'…기로에 선 尹 도어스테핑

21일 61회부로 중단…‘MBC기자-비서관 설전’ 여파
당분간 재개 불투명…"불미스러운 일 재발 방지 먼저”
야당과의 불통도 문제…여야 대표 회동 중단설도
예산 국회·이태원 국조 등 산적한 현안 처리 요원
  • 등록 2022-11-21 오후 4:21:29

    수정 2022-11-21 오후 8:51:44

[이데일리 박태진 송주오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열린 ‘용산 시대’의 상징과도 같았던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이 중대 기로에 섰다. 최근 질문 태도를 놓고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사이 공개 설전이 있은 지 사흘 만인 21일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야당과의 관계도 최악으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요구,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 산적한 국내 현안에 대해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 ‘마라톤 회의’ 끝 “재발 방지부터”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이같이 알리며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중 누구도 시도한 적 없는 도어스테핑은 윤 대통령의 소통 의지를 대표하는 행보로 평가받았다.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기고 기자실을 집무실 바로 아래층에 둔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점에서 용산 시대의 대표적 이벤트로 꼽혔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튿날인 지난 5월 11일 첫 도어스테핑을 시작으로 이달 18일까지 모두 61차례에 걸쳐 기자들과 즉석 문답을 이어왔다. 윤 대통령이 출근길에 기자들과 대화를 나눈 시간은 총 2시간 43분에 달했다.

하지만 이번 중단 결정은 MBC 취재진에 대한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와 그에 대한 MBC 기자의 항의성 질문의 연장선에 있는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윤 대통령 참모들은 지난 주말 5시간이 넘는 장시간 회의 끝에 도어스테핑을 이대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일단 ‘잠정’ 중단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뾰족한 재발 방지책을 찾기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이런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당분간 재개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실에서는 MBC 기자에 대한 징계(출입기자 등록 취소, 대통령실 출입 정지, 다른 MBC 소속 기자로 교체)를 후속 조치로 거론하고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에 대해 무한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재개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기자가 대통령을 향해 공격적인 질문을 던지고 참모와 충돌하는 등의 상황이 재발하지 않기 위한 방안부터 먼저 마련해야 도어스테핑 재개 논의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MBC 기자의 항의성 질문과 관련해 김영태 대통령실 대외협력비서관이 이번 사건을 책임지고 사퇴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지난 18일 있었던 불미스러운 사고와 관련해 도어스테핑 및 공간 책임 관리자로서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며 오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대야관계’도 최악…尹, 경제 행보로 위기 돌파

윤 대통령은 언론 뿐 아니라 야당과의 소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간 회동 추진 움직임을 최근 전면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순방 외교의 성과를 설명하고,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 민생현안에 대한 초당적 협조를 당부하기 추진한 것이다. 하지만 야당의 노골적인 윤 대통령의 퇴진 운동 등의 영향에 대통령실이 추진을 멈췄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야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압박 수위를 연일 높여가고 있다. 우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요구가 거세다. 민주당 등 야당은 오는 24일 본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단독 처리로 정부·여당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번 국정조사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와도 연관된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수사 결과를 지켜 보자’며 사실상 거절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내년도 예산안 처리도 문제다. 여야는 지난 17일부터 가동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에서 치열한 공방을 펼쳐왔다. 야당은 용산이전 등 소위 ‘윤석열표’ 예산을 삭감하고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경제 동력 확보로 위기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오는 23일에는 수출전략회의를 열고 앞서 생중계했던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논의됐던 경제활성화 추진 전략 이행 및 최근 외교 과정에서 성과를 중점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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