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부터 소재까지”..정의선 사로잡은 최태원의 모빌리티 혁신

SK이노베이션 중심 전 계열사, 배터리·소재 개발·생산 총력
현대차, 글로벌 전기차 시장 재패 위해선 SK와 협업 필요
  • 등록 2020-07-07 오후 4:03:42

    수정 2020-07-07 오후 9:10:59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난 데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7일 오전 단독 면담을 가졌다. SK는 전기차 핵심인 배터리부터 분리막 등 소재를 아우르는 모빌리티 관련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라는 점에서 정 수석부회장이 그리는 ‘K-배터리 동맹’을 위한 핵심 파트너다. 정 수석부회장이 최태원 회장을 가장 마지막에 만난 것도 SK가 보유한 혁신적인 모빌리티 기술을 의식한 행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재패를 위해서는 SK와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7일 충남 서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에서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니로EV’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SK·현대차)
e-모빌리티의 모든 것..‘SK 인사이드’ 구현

SK는 앞서 모빌리티 시장 공략을 위해 연초 ‘SK 인사이드(Inside)’ 경영전략을 밝힌 바 있다. 이는 모빌리티 관련 모든 계열사가 협업한다는 전략으로 올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0에서 첫 선을 보였다. LG화학과 삼성SDI가 배터리 만을 공급하는 것과 달리 SK는 배터리를 포함한 모든 모빌리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전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실제 SK 인사이드는 SK이노베이션과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등 자회사가 미래 전기차 혁신을 위해 필요한 최첨단 배터리, 초경량·친환경 소재, 각종 윤활유 제품 등을 패키지로 묶어 구체화한 비전 모델이다. 아울러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등 그룹 관계사도 함께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복안이다.

SK 인사이드의 핵심 축인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뿐 아니라 자회사인 SKIET를 통해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안정성을 유지하고 출력을 높이는 핵심소재 리튬이온 분리막(LiBS)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SKIET는 현재 건설 중인 글로벌 생산거점이 모두 완공되는 2021년 하반기에 생산량이 현재 5억3000만㎡에서 12억1000만㎡로 증가하게 된다. SKIET는 이와 함께 폴더블폰 등 플렉서블(휘어지는) 디스플레이에서 유리를 대체하는 플렉서블 커버 윈도우(FCW)의 제조와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아울러 SK종합화학은 차량 구조물, 대시보드, 차량용 범퍼, 도어트림, 타이어 등 친환경·초경량 자동차 내외장재 소재를 생산하고 있으며 SK루브리컨츠는 전기차 배터리에 최적화된 다양한 윤활유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SKC는 SK넥실리스(옛 KCFT) 인수를 통해 2차 전지 핵심 소재인 동박 생산 기술력 부문 글로벌 1위를 점하고 있다.

▲‘SK 인사이드’ 모델 이미지. (사진=SK이노베이션)
배터리 제조 넘어 서비스 플랫폼까지

SK이노베이션은 특히 단순히 배터리 제조를 넘어 사용하고 난 폐배터리에서 원료를 추출하고 폐배터리를 활용한 신개념 서비스 사업까지 추진하고 있다.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어서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폐배터리 양극에서 고농도 수산화리튬을 회수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현재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원재료를 추출하는 기술은 상용화돼 있지만 고순도 수산화리튬으로 회수하는 기술을 갖춘 회사는 아직 없다. SK이노베이션은 연내 이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 역시 전기차 수요 확대에 따라 폐배터리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2014년부터 전기차 판매를 시작한 현대·기아차의 경우 올해 하반기부터 1세대 전기차 폐배터리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 리스크를 피하면서 그린뉴딜 정책에 부합할 수 있는 적극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으로서 SK이노베이션의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에 눈독을 들이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공단은 폐배터리 시장이 2030년에 올해보다 약 46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초기에 도입된 전기차의 폐차 시기가 다가오고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향후 폐배터리 시장은 폭발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맞물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를 수집해 재사용하고 재활용하는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으로 만드는 ‘Baas(Battery as a Service)’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활용(Reuse)이 어려울 정도로 노후화된 배터리라도 하이니켈, 코발트, 리튬 등 값비싼 원자재를 추출해 쓸 수 있는 만큼 전기차 시장과 맞물려 관련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SK와 현대차 역시 폐배터리 재활용이라는 비즈니즈 코드가 맞아떨어지면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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