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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휴·폐업한 주유소는 총 2768곳이다. 단순 계산해도 4년간 매년 평균 692곳의 주유소가 휴·폐업을 경험했다. 치솟는 임대료 등 각종 비용 상승, 시장 과포화로 인한 출혈경쟁, 줄어드는 기름 소비 등과 맞물려 과거 ‘황금알을 낳던 거위’로 불리던 주유소들이 점차 설자리를 잃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주유소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2% 정도다.
주유소들의 추락은 정유사들 입장에서도 큰 위기다. 주유소는 정유사들의 영업 일선에 있는 실질적인 판매 네트워크인만큼 공생할 수밖에 없는 관계다. 지난 15일 현대오일뱅크가 자사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기 도입을 결정한 것도 같은 이유다. 현대오일뱅크는 우선 직영주유소 일부에 전기차 충전기를 도입하고 시범사업 후 전국 2300개 자영주유소에 이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계륵’ 상태에 빠진 주유소 시장의 체질개선을 통해 주유소 업주들은 수익성을, 정유사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렸다.
이 같은 정유사들의 주유소 변신 시도는 2010년께 이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초창기엔 주유소와 패스트푸드점간 단순 결합을 시도했고 이후 무인편의점, 택배 서비스 등으로 영역이 확장됐다. 2012년엔 모 정유사가 여의도 주유소 부지에 비즈니스호텔 건립까지 시도한다는 소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어 최근엔 주유소를 전기차 충전 인프라로 활용코자 하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전국 단위에 퍼져 있는 주유소인만큼 정유사들의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로 사용하기엔 이만한 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곤 있지만 도심 소재 대형 주유소들에 국한됐고, 지방 주유소에까지 확산하는 게 쉽지는 않다”며 “때문에 많은 정유사들의 시도는 직영주유소 단계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고, 자영주유소까지 확산되는 사례는 드물다. 수익성과 확장성을 겸비한 사업모델을 찾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