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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고차의 가격이 신차의 값을 넘어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10일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출고 대기기간이 긴 일부 모델에서 신차 가격보다 중고차 가격이 더 높은 ‘가격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중고차 판매 플랫폼 엔카(Encar)에서는 심심치 않게 가격역전이 된 중고차들을 볼 수 있다. 가격 역전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모델은 현대자동차(005380)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 인스퍼레이션 트림이다.
가격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이유는 신차의 출고대기기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투싼 인스퍼레이션 트림의 경우는 반도체 수급 문제로 최대 8개월가량을 기다려야 한다. 앞서 현대차는 반도체 물량 부족 문제로 인해 지난달 17~18일 울산5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지금은 가동이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반도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물량 조절에 들어간 상태다.
투싼뿐만 아니라 출고대기기간이 긴 인기 차종에서도 가격역전 현상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기아 쏘렌토 4세대 하이브리드 시그니처 트림의 경우는 4550만원(추가옵션 약 448만원)으로 신차보다 30만원 더 비싸게 책정돼 있다. 지난 1월에 출고된데다가 주행거리가 6000km에 육박하지만, 쏘렌토의 출고대기기간이 약 3~6개월로 길어지다 보니 가격역전이 일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길어지는 신차 출고 기간으로 인해 신차급 중고차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며 “반도체 수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가격역전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