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외교 ‘경제 걸림돌’ 안 돼 … 한·일 정부, 적절한 조치 강구해달라”(종합)

한·일 경제인들, ‘51회 한일경제인대회’서 공동성명 발표
관계개선 위해 정부간 ‘대화 촉진’ 요청, ‘중재자’ 역할 강조
日경제인들 “양국 경제교류 필요성, 日정부에 전달할 것”
  • 등록 2019-09-25 오후 5:36:47

    수정 2019-09-25 오후 5:47:16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한국과 일본의 정치·외교 관계가 양국 기업 협력의 걸림돌이 되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양국 정부에게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적절한 조치가 강구되길 강력히 요망한다.”

한국과 일본 경제인들이 최근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한·일 관계의 해소를 위해 양국 정부에게 ‘대화 촉진’과 ‘적절한 조치’를 요청했다. 양국 경제인은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51회 한일경제인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과 더불어 한국과 일본의 긴밀한 협력 추진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일본 경제인들은 이번 회의에서 양국간 경제교류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귀국 후 일본 정부에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한·일 관계 개선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오른쪽)이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1회 한일경제인대회’ 기자회견에서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일경제협회)
한·일 경제인들 “경제교류로 난국 타개 희망”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 따르면 한·일 경제인들은 △제3국 한·일 협업 지속 추진 △한·일 양국의 고용문제·인재개발 등 양국 공통과제 해결 협력 △한·일간 경제·인재·문화 교류의 지속·확대 △차세대 네트워크·지방교류 활성화 등 한일의 우호적 인프라의 재구축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성공개최 협력 등에서 상호 협력키로 했다. 양국 경제인은 공통 사회적 과제에 입각해 경제계가 협력해 문제들을 해결하고 ‘국경없는 협업’ 확대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양국 경제인들도 한·일 경제의 상호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정치·외교 관계가 양국기업 협력의 걸림돌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중재자로서의 역할도 거듭 강조했다.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삼양홀딩스 회장)와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은 이날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우리 경제인들은 이런 어려운 시기일수록 지금까지 발전시켜 온 경제교류의 유대가 끊어져선 안 된다는 신념을 확인했다”며 “양국을 잇는 가교로서 양국 경제계는 미래지향의 원점으로 되돌아가 잠재적 성장력과 보완관계를 극대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선 정치·외교 관계가 양국 기업 협력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양국 정부가 대화를 촉진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한·일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기 위한 (정부의) 적절한 조치가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 회장은 이날 한일경제인대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양국 정부간 입장은 조금 다르다. 한국은 ‘투트랙’으로 정치·외교와 경제를 별도로 생각하자는 것이지만 일본은 조금 다른 듯 하다”며 “경제인들이 정치·외교 문제를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건 어렵지만 경제활동을 통해 협력해 상호 ‘윈윈’하는 기회 만든다면 이 자체가 양국 관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사키 회장도 한·일 양국의 정치·외교 갈등 속에서 경제계는 다양한 형태로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양국 재계 대부분이 한·일 정부가 감정적이 아닌, 냉정적으로 대화해야 한다고 얘기한다”며 “우리 경제인들이 다양한 형태로 우리들의 입장을 교류하고 전달해야 한다고 본다. 귀국 후 이번 경제인대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들을 일본 정부와 관계 부서에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 불매운동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사사키 회장은 실제 일본 기업들이 한국인들의 일본산 불매운동으로 인해 타격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사사키 회장은 “한국에 진출한 일본기업들이 많은 타격을 받고 있고 특히 관광산업 측면에선 일본 지자체 등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며 “이런 의미에서 일본에게 불매운동이 큰 타격을 주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화이트리스트 배제, 너무 예민하게 반응” 日경제인 발언도

앞서 열린 본 세션에서도 한·일 갈등 국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자주 나왔다. 오쿠다 사토루 아세아대학 아시아연구소 교수는 “이대로 가면 정권이 바뀌지 않는 이상 양국간 갈등 해결은 어려울 수 있다”며 최근의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오쿠다 교수는 “과거 (한·일간) 많은 갈등이 있었지만 경제분야로까지 번지지 않았는데 이번엔 영향이 미쳐 아쉽다”며 “이번 일로 인해 한국과 일본이 서로를 이해 못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알게 됐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정치인들은 이럴 때 일수록 중재자의 입장으로, 메시지를 내는 데 더 신중하게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일본 참가자들은 한국 정부의 감정적인 대응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 일본 경제인은 이날 “화이트리스트는 수출 규제가 아니라 보다 보완을 하겠다는 취지인데 청와대가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것 아닌가”라는 취지의 질문을 했다. 이에 2세션 패널로 나섰던 이수훈 전 주일한국대사(경남대학교 교수)는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부터 일본 정부가 과거사 문제로 인해 가졌던 여러 불만들을 경제분야로 표출시킨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우리로선 이해가 안 된다”며 “우리 정부의 대응이 감정적이라는 얘기에 대해선 한국으로선 반도체·소재·부품 등 일본 의존도 높은 산업구조인만큼 엄중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일경제인회의는 1969년 첫 회의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개최된 한일간 대표 민간행사다. 회의와 병행해 양국간 산업기술협력 촉진을 위해 ‘한일산업기술페어 2019’ 행사도 열린다. 올해 행사는 ‘급변하는 세계경제 속의 한일협력’을 주제로 ‘새로운 50년의 한일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