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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아이폰 부품주들은 하락장에서 안전한 투자처로 꼽혔다. 애플의 신제품인 아이폰14 프로(Pro) 판매 호조 기대감에 국내 부품 업체들이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에서다. 특히 애플이 올 4분기 아이폰14 일반형 생산 라인을 아이폰14 프로 라인으로 전환하겠다는 소식이 호재로 인식됐다. 국내 부품 업체들은 고가 모델인 아이폰14 프로 부품 매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수혜가 기대되던 아이폰 부품주가 이날 갑작스럽게 약세로 전환한 것은 애플이 신제품 증산 계획을 철회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탓으로 해석된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올 하반기 아이폰14 시리즈 생산량을 600만대까지 추가하려고 했지만, 경기 둔화 우려에 이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또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아이폰14가 출시된 지 3일 동안의 판매 대수가 아이폰13 모델에 비해 11% 감소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의 경기 침체는 자국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아이폰 판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이날 국내 증시는 영국발 금융 불안에서 기인한 파운드화 및 위안화 약세로 장중 원·달러 환율이 1440선을 돌파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힘이 실렸다. 노드스트르림1·2 가스관 누출로 러시아와 유럽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점도 주가 하락을 증폭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오히려 증권사에선 고가 모델인 아이폰14 프로 시리즈의 판매 비중이 전작에 비해 높은 데다, 연말까지 판매량 증가가 예상돼 부품주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봤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4 프로 시리즈의 4분기 판매량은 전작 대비 3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고가 모델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인 LG이노텍과 비에이치는 출하량 증가와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