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 소설 100분 압축…'브라더스 까라마조프'

2년 만에 재연 오른 창작뮤지컬
김경주 극작·오세혁 연출·이진욱 작곡
"배우-관객 주고 받는 에너지 초점"
  • 등록 2020-02-27 오후 1:41:10

    수정 2020-02-27 오후 1:41:1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장편소설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100분으로 압축한 창작뮤지컬이 대학로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다.

시인 김경주가 극작을 맡고 작곡가 이진욱, 연출가 오세혁 등이 창작진으로 참여한 작품이다. 2017년 2월과 10월 두 차례 쇼케이스를 거쳐 2018년 정식 초연했다. 방대한 원작소설에서 아버지 표도르 까라마조프의 죽음과 이를 둘러싼 네 형제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재구성했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출연 배우들이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25일 자유극장에서 열린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오세혁 연출은 “원작 소설은 도스토옙스키가 평생 온몸으로 살면서 경험한 모든 것을 총결산한 소설이라 굉장히 방대하고 깊다”며 “초연 때부터 배우, 스태프들에게 ‘이 작품은 앞으로 10년을 내다보며 가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재연에서 달라진 점에 대해서는 “100분의 공연시간 동안 관객에게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줄 수 있는지를 신경썼다”며 “개인과 개인이 단절되면서 점점 무력해지는 시대에 관객과 배우가 극장 안에서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작품은 표독한 아버지 표도르와 공공연히 아버지를 죽여버리겠다고 이야기하는 드미트리, 아버지에 대한 증오를 키워가며 까라마조프가의 사생아 스메르쟈코프에게 ‘모든 것은 허용된다’는 사상을 불어넣은 이반, 수도원에서 신앙의 길을 걷는 청년 알료샤, 이반을 경외하며 그의 말을 쫓는 스메르쟈코프 등 총 5명의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극을 풀어간다. 다섯 인물이 펼치는 팽팽한 갈등과 긴장감이 인상적이다.

초연에 이어 이반 역으로 출연하는 배우 안재영은 “이 작품이 다시 올라가는 것을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며 “새로 합류한 배우들과 함께 작품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면서 열심히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초연과 재연 모두 표도르 역을 맡은 배우 김주호는 “2년 만에 재연을 준비하면서 배우들과 함께 대사가 주는 깊이와 의미를 되새기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며 “어려운 시국에도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보는 것 같아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무대 뒤편 가운데에 피아노를 배치해 피아노 연주자가 무대에 직접 오르도록 한 것도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의 특징이다. 장례식장을 무대 세트의 주요한 모티브로 삼은 만큼 음악은 교회 풍의 중세 화음과 함께 5명 배우들의 합창을 가미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김인애, 오성민이 피아노 연주자로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이진욱 작곡가는 “이 작품에서는 피아노 연주자도 다른 배우들과 같은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오세혁 연출과 함께 상의해 정했다”며 “악보는 동일하지만 두 명의 피아니스트가 지닌 각기 다른 색깔, 그리고 극이 감정을 느끼면서 나오는 질감에 따라 매번 다른 느낌의 음악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우 김주호, 심재현, 최영우, 서승원, 조풍래, 이형훈, 유승현, 안재영, 김지온, 김준영, 이휘종, 안지환, 박준휘 등이 출연한다. 티켓 가격 전석 6만원. 오는 5월 3일까지 공연한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출연 배우들이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출연 배우들이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