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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가게 닫는 편이"…신종코로나에 절규하는 소상공인

신종코로나에 직격탄 맞은 소상공인·자영업자
97%, "매출·방문객 급감"…44% "절반 이상 줄어"
"보증대출·세제지원보다 적극적인 지원책 나와야"
  • 등록 2020-02-11 오후 4:11:25

    수정 2020-02-11 오후 4:11:25

[이데일리 손의연 김호준 기자] “말 그대로 초토화한 상황이죠. 인건비 감당이 안 돼 아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잠잠해질 때까지 가게 문을 닫는 게 낫겠단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서울 종로구에서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지난주 매출액이 전주보다 70% 줄었다”며 “사스나 메르스 때도 매출이 줄긴 했어도 이 정도로 손님 발걸음이 갑자기 끊긴 적은 처음”이라며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

신촌 대학가에 있는 PC방에서 일하는 매니저 김모씨도 “20일이 서강대 수강신청일이라 그 날 90명이 한꺼번에 단체로 예약했었는데 신종 코로나를 언급하면서 단체활동이 어려워 예약을 취소하겠다고 했다”며 “학생 맞춤형 이벤트도 준비하곤 했는데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고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외식업체나 전통시장, 상점가를 가리지 않고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소규모 업체들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줄고 있는 실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멈추지 않고 있는 지난 9일 서울 중구 명동지하쇼핑센터가 휴일임에도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실제 11일 소상공인연합회가 1092명의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종 코로나 관련 실태조사 결과, 소상공인 중 97% 이상이 신종 코로나 발병으로 인해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10명 중 7명(67.1%)은 `매출액이 매우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매출 변동이 없다고 답한 이들은 단 2%에 불과했다. 매출 감소 규모도 컸다. 응답자 10명 중 4명(44%)은 `매출이 50% 이상 감소했다`고 답했다. 뒤이어 △30~50% 감소(27.2%) △잘 모르겠다(22%) △15~30% 감소(21.6%) △0~15% 감소(5.2%) 순이었다.

신종 코로나로 인해 방문객도 급감했다. 소상공인 대다수는 신종 코로나 발생 후 방문객이 ‘매우 감소했다’(66%) 또는 ‘감소했다’(31.5%)고 답했다. 반면 ‘변동 없다’와 ‘증가했다’는 응답은 모두 합쳐도 2.5%에 불과했다.

방문객 감소 비율 역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응답자 10명 중 4명(43.9%)은 ‘50% 이상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뒤이어 △30~50% 감소(27.1%) △15~30% 감소(20.6%) △0~15% 감소(5.8%) △잘 모르겠다(2.7%) 순이었다.

‘구체적인 사업장 피해’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10명 중 6명(61.4%)이 ‘각종 모임 및 행사, 여행 등 무기한 연기·취소로 인한 피해 발생’이라고 응답했다.

서울 대학로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단체손님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근처 대형병원에서 점심식사를 하러 오는 이들을 제외하고는 아예 손님이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주부터 취소된 단체예약 건수를 세어 보니 60건이 넘었다”고 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신종 코로나 확산이 멈출 기미가 안 보이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잠복기가 최대 24일까지 달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소상공인들은 상황이 장기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근재 한국외식업중앙회 서울시협의회장은 “신종 코로나 잠복기가 길다는 건 그만큼 소비심리 회복도 더뎌진다는 뜻”이라며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명동이나 을지로, 종로 쪽 소상공인들의 경우 줄폐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렇다보니 소상공인들은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 금융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응답자 절반(51.8%)은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예산 조기 집행’을 꼽았고 △피해 소상공인 전수조사를 통한 현실적 지원 정책 △저신용 소상공인을 위한 특별특례보증 △마스크 및 손 세정제 등 방역 용품 정부지원 등 답변이 뒤를 이었다.

정부는 지난 7일 신종 코로나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2조원 규모 자금 지원 대책을 내놨지만, 현장 반응은 시원치 않다. 대부분 대출이자나 특례보증 지원에 그치기 때문.

한 제과업체 사장은 “정부 지원도 결국 다 갚아야 하는 돈 아니냐”며 “가뜩이나 경기가 안 좋아 매출이 줄어든 상태에 이런 일까지 겹치면 앞으로도 장사가 잘 된다는 보장이 없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소상공인 보증대출이나 세제지원보다 더 적극적인 (재정) 지원정책이 나와야 한다”며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더라도 소상공인들은 재기할 수 없는 불능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29일 명동 거리가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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