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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최근 잇따라 자사주 매수에 나서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상하리만치 오르지 않는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11일 하나금융지주 주식 2000주(취득단가 3만5500원)를 매수했다. 총 7100만원어치다. 총 보유 주식 수는 5만6000주에서 5만8000주로 늘었다. 김 회장이 자사주를 사들인 건 지난달 24일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 그는 당시 3400주를 3만6500원에, 다시 말해 총 1억2400만원어치 샀다. 최근 매수 규모만 거의 2억원에 가까운 셈이다.
김 회장이 자사주를 잇따라 사는 건 주가 부양 의지를 보인 것으로 읽힌다. 이날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주당 3만6100원(전거래일 대비 300원↑)에 마감했다. 올해 들어 계속 4만원을 밑돌고 있다. 특히 김 회장이 주식을 산 지난해 말 이후 주가는 3만7000원대에서 3만5000원대로 오히려 하락했다. 길게 보면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지난해 1월12일 주당 5만6000원을 찍은 후 하향세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책임 경영 차원에서 자사주 매수에 나서는 것”이라고 했다. 올해 하반기 ‘글로벌 큰 손’들을 만날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앞두고 주가가 정체된데 대한 위기의식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회장의 자사주 보유 비중은 다른 주요 지주사 회장들과 비교해도 많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1만2000주를,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2만1000주를 각각 갖고 있다. 올해 지주 체제 전환 후 자사주를 적극 매입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역시 3만5296주로 김 회장보다 적다.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KB증권과 3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도 체결했다. 하나금융지주가 자사주를 현금으로 매입한 건 2008년 이후 11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