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영공 침범? 계획적인 움직임…볼턴 방한 시점 노렸나"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윗줄)와 중국 H-6 폭격기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김준형 한동대학교 교수는 러시아 군용기가 두 차례 한국 영공을 침범한 것에 대해 “실수가 아니라 계획적인 움직임이었다”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미일 방공망 태세를 확인하기 위한 의도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의 최대 관심은 한·미·일의 유사 삼각 동맹”이라면서 “현재 묘한 한일 관계가 어떻게 마무리되고 어떤 반응이 나오는지 보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영공 침해 위치가 독도였던 것에 대해선 “한미일이 다 관련된 곳이기 때문”이라며 “크게 보면 동북아 판도가 그만큼 격변 속에 있고 어디로 갈지 모른다는 점에서 러시아나 중국, 한국, 일본이 다 사실상 불안한 상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공은 국제법적으로 주권 지역이기 때문에 사실상 격추시켜도 할 말이 없는 지역이다. 재발 방지가 중요하고 경고 사격도 잘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러시아와 중국이 볼턴 미국 백악관 보좌관의 방한 시점을 노렸다고 분석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이 당초 훈련 계획을 잡은 게 아니라 긴급하게 움직였다”며 “볼턴의 방한에 맞춰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시작에 불과하다고 본다”면서 “미·중갈등도 문제인데 미러 갈등에다가 한일 문제까지, 우리에게 던져주는 엄청난 도전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3일 러시아 군용기가 두 차례에 걸쳐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 침범했다. 한국 공군은 전투기를 출격시켜 차단 기동과 함께 360여발 경고사격을 했고, 러시아 군용기는 오전 9시 12분에 독도 영공을 벗어났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러시아 측이 유감을 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에 따르면 러시아 측은 이번 영공 침범에 대해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으로 진입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사전에 계획된 중국과의 연합 비행 훈련이었다”며 “최초의 계획된 경로대로였다면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