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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은 1분기 매출액 2417억원, 영업이익은 20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대비 5.8%, 1480.8% 증가했다. 반면 순이익은 에볼루스 관련 비용 빅 배스(Big bath) 단행으로 23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빅 배스는 부실자산을 털어내는 회계 처리를 뜻한다.
대웅제약은 미국 나보타 판매사 에볼루스에게 합의금과 1바이알당 로열티를 일정 부분 지원하기로 했다. 총 582억원을 1분기 한꺼번에 영업외비용 처리했다. 당장 2분기부터 내년 9월까지 관련 비용이 더 이상 재무제표에 잡히지 않게 되면서, 순이익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연구개발(R&D) 이벤트도 있다. 대웅제약은 자체 개발한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기전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신약 ‘펙수프라잔’의 국내 품목허가를 앞두고 있다. HK이노엔의 P-CAB 제제 케이캡이 경쟁 약물이다. 케이캡은 지난해 국내 외래처방에서만 매출 725억원을 기록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식약처에 허가 심사를 받고 있다. 3분기 품목허가가 나오면 국내 신약 34호의 탄생이다”며 “허가가 일정대로 나온다는 전제하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될 것”이라고 말했다.
펙수프라잔은 전 세계 바이오 시장 1위 미국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뉴로가스트릭스와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으며, 지분 5%를 계약금으로 받았다. 이 회사가 기업공개(IPO)에 성공할 때까지 8.5%의 지분을 추가로 받게되며, 기술료 4억3000만달러(약 4800억원)와 로열티는 별도다.
대웅제약 측은 “한국 임상 1상 데이터로 코카시안과 한국인에서 약효의 차이가 없음을 이미 입증했으며, 이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 파트너사 뉴로가스트릭스가 내년 미국 임상에 착수할 것”이라며 “미국 바이오사 팬텀이 P-CAB 제제를 도입하고 상장했으며, 현재 시가총액 1조원 규모다. 대웅제약의 확보한 지분도 이와 비슷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달 메디톡스가 새롭게 제기한 미국 소송 2건은 주가와 성장성에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미국 소송 비용으로 350억원을 사용했으며, 이번 소송 2건 모두 당사자로 들어가 있다. 대웅제약 측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재판만큼의 큰 소송비용은 들어가진 않는다. ITC는 양사 영업비밀을 공개하는 제도가 있어서, 자료 분석하는 비용이 크게 들어갔다. 일반적인 소송에선 비용이 많이 안 든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추가 소송이 언제 본격화될지 알 수 없지만, 양사 모두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타격을 받을 거라고 예상한다. 대웅은 제약회사다. 실적도 꾸준히 유지했으며, 주가도 제자리로 돌아왔다. 올해 초 마무리된 소송에서 대웅제약이 실질적으로 잃은 건 재판 비용과 에볼루스 합의금 등 현금정도라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