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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AAA·무보증) 6개월물 금리는 이날 연 2.022%로 거래를 마치며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6개월물 금리가 2%를 돌파한 것은 2015년 3월 이후 7년 2개월 만이다. 지난해 연저점(0.641%, 6월8일)과 비교하면 약 1년 만에 1.381%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은행채 6개월물은 6개월 변동형 상품이 대다수인 신용대출 상품의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지표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책정되는데 금리가 변동되는 시점에 바뀌는 값은 기준금리다. 사실상 은행채 6개월물 금리 상승폭만큼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실제로 지난 6개월간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기준금리는 최대 0.8%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이 지난달 신규 취급한 신용대출 가중평균 기준금리(서민금융 제외)는 지난해 10월 대비 0.59~0.78%포인트 치솟았다.
지난달 5대 은행 신용대출의 기준금리는 1년 전보다 1.09~1.20%포인트 올랐다. 여기에 가산금리까지 상승하며 최종 금리는 최대 1.58%포인트 급등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신용대출 잔액은 132조4606억원이다. 1년 전(142조2278억원) 대비 10조원 가까이 감소한 규모로 신규보다 상환이 많았던 결과다. 이 기간 신규 취급을 고려하지 않고 130조원 이상을 보유 중인 것으로 가정하면 5대 은행 신용대출 차주의 빚 부담은 최대 2조1000억원 가량 급증한 것으로 추산된다.
코픽스 우상향에 주담대 부담도 ‘확’ 늘어
주택담보대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변동형 주담대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해 4월 0.82%(신규 코픽스 기준)에서 올해 4월 1.84%로 1.02%포인트 급등했다. 3억원을 빌렸다면 연간 이자액이 306만원 늘어난다.
문제는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일만 남았다는 점이다.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한국은행이 오는 26일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가운데, 현 1.5%인 기준금리가 연말 2.2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020년과 지난해 초저금리 기조를 틈타 대출을 끌어다 쓴 영끌족들은 빚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