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전세사기 아닌 ‘깡통전세’가 더 큰 문제"

참여연대 등 ‘전세사기 대책 긴급 평가 좌담회’ 개최
“보증금 미반환문제로 봐야 종합적 대책 마련 가능”
  • 등록 2022-09-05 오후 5:42:24

    수정 2022-09-05 오후 5:42:24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가 최근 정부가 내놓은 ‘전세사기 피해 방지 종합대책’이 미흡하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인 이강훈(왼쪽) 변호사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전세사기 피해 방지대책 평가 긴급 좌담회’에서 ‘전세 사기 대책’이란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사진=황병서 기자)
참여연대 등이 속한 주거권네트워크와 주택임대보호법개정연대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개최한 ‘전세사기 피해 방지대책 평가 긴급 좌담회’에서 “전세사기 대책은 전세사기 유형을 소개하고 사후 대응방안을 제시하는 수준에 그쳐 세입자들의 불안을 해결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최근 계약정보가 부족한 세입자를 노린 악의적인 전세사기가 급증하자 국토교통부는 지난 1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세사기 피해 예방과 지원, 단속과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우선 단체는 정부가 일부 악덕 임대인들의 전세사기 문제로만 한정해서 보고 있지만, 실제 부동산 가격 하락 국면에서 보증금 미반환 위험성이 큰 ‘깡통전세’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강훈 변호사(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는 “법적 의미에서 ‘전세사기’는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생각을 하고 보증금을 돌려줄 의사나 능력 없이 주택임대차계약을 체결했을 때 성립되는 매우 좁은 개념”이라며 “보증금 미반환의 문제로 넓게 봐야 종합적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토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보험에 가입하면 보증금 보호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단체는 “모든 세입자가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미반환 위험이 큰 매물이 부동산 시장에 존속하는 이상 세입자들의 피해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증금 미반환 문제의 핵심 원인은 전세 보증금 비율(전세가율)이 매매가를 웃도는 일명 ‘깡통주택’에 있다고 짚었다. 단체 조사로는 전국 전체 주택의 전세가율은 2020년 65.1%에서 지난 5월 87.8%로 22.7%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전국 시도별 아파트 전세가율은 같은 기간 79.6%에서 108.8%로 29.2%포인트 급증했는데 단체는 임차인이 보증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아파트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전세가율이 80% 이상인 단지 비율이 이렇게 높은 것은 깡통주택 문제가 매우 광범위한 현상이라는 의미”라며 “현재 정부의 대응처럼 일부 임대인의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전세사기’로만 한정해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히 단체는 임대차 3법의 강화와 세입자의 보증금 보호 강화를 위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소장은 “윤석열 정부는 임대차 3법의 부작용보다는 깡통주택 문제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추진 중인 임대차 3법의 폐지가 아니라 임대차 신고를 강화하는 등 법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증금을 주택가격의 일정 수준 이하로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세입자의 보증금 보호 강화를 위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밖에 단체는 △임대인의 정보 제공 의무 강화 △공인중개사의 정보제공 요구 의무 규정 △주택 임대차 가격 정보 제공 △쌍방중개 대신 임차인 중개 활성화 △전세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등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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