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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아시아나항공…끝내 침묵한 정몽규 회장

  • 등록 2020-06-30 오후 4:28:45

    수정 2020-06-30 오후 4:28:45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을 품에 안을 것인가 아니면 인수를 없던 일로 할 것인가. 정몽규 회장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아직 장고(長考) 중이라는 의미다.

사진=연합뉴스
정몽규(사진) HDC현대산업개발(294870) 회장은 30일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기자와 만났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에 변화가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뚜렷한 답을 하지 않았다. 얼굴 절반을 가린 흰 마스크 뒤로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이 엿보였다.

정 회장은 “언론에 다 나와 있는 내용대로”라고 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말 미래에셋대우(006800)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을 2조5000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지난 9일 KDB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했다. 지금까지 지불한 돈은 계약금 2500억원 뿐이다. 이달 27일로 예정됐던 인수 계약 종료일은 이미 지났다. 이게 언론에 나온 내용의 전부다.

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꿈을 내려놓은 것인가”라는 정반대 물음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언론에 나온 것과 회사가 배포한 자료를 봐달라”고 했다.

정 회장은 계약 종료일을 이틀 앞둔 지난 25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만났다. 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설이 가라앉고 인수의 불씨가 다시 살아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정 회장은 이 회장과의 회동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말을 아꼈다.

아시아나항공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단단히 앓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영업 적자 2920억원을 냈다. 비행기가 멈춰서 언제 회사가 흑자로 돌아설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는 4조8952억원으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1조5085억원)의 3배가 넘는다. 회사의 부채를 자기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은 지난 3월 말 기준 6280%에 이른다. 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에 2조원 이상을 투자해 부채 비율을 300% 아래로 낮출 생각이었다. 목표와 너무 멀어졌다. 돈을 얼마나 더 넣어야 할지 가늠할 수 없다.

정부는 정 회장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결단을 기다린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국적 항공사 매물이 다시 시장에 나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부처 고위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이 인수하지 않으면 아시아나항공을 정부가 안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에 끝까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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