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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4캔=1만원' 맥주…소주·막걸리 등 서민 술값 줄인상

맥주·탁주, 작년 종량세 전환하며 '물가 연동'
10년 만에 최고 물가상승률 2.5% 주세 반영
이미 오른 맥주·막걸리값.."올해 또 오를라"
비용 상승세에…수입·수제맥주, 소주도 들썩
  • 등록 2022-01-11 오후 6:13:48

    수정 2022-01-11 오후 7:24:36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새해 들어 먹거리 물가 상승세가 전방위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서민 술’로 통하는 맥주·소주·막걸리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이미 지난해 한바탕 가격 조정이 있었지만 올해도 제각각 인상 요인으로 또 한차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오는 4월부터 맥주 주류세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1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주류 매대에서 소비자들이 맥주 가격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1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맥주와 탁주(막걸리) 세율이 리터(ℓ)당 최고 20원가량 오른다. 지난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소비자 물가 상승률 2.5%을 반영한 주세 조정에서다. 오는 4월1일부터 맥주는 ℓ당 855.2원, 막걸리는 ℓ당 42.9원의 세율이 적용된다. 각각 20.8원과 1.0원 오른 금액이다.

국내에서 시판되는 모든 주류 제품은 출고가에 개별 주세와 도·소매상 마진 등이 더해져 소비자 판매 가격이 책정된다. 술에 붙는 세금이 늘어나면 그만큼 주류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맥주와 막걸리 가격이 매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다. 앞서 정부가 세법 개정을 통해 지난해부터 맥주와 막걸리에 대한 과세 체계를 기존 종가세(가격에 따라 세율 책정)에서 종량세(용량에 따라 세율 책정)로 바꾸고 물가 연동을 처음 적용하면서다. 물가는 매년 경제 성장과 자연 인플레이션율 영향 등으로 상승하는데 그만큼 세율과 제품 가격도 비례해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종량세가 처음 시행된 지난해까지는 전년도 물가 상승률(0.5%)이 크지 않아 주세가 맥주는 ℓ당 4.1원, 막걸리는 0.2원 오르는 등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럼에도 맥주 가격 줄인상으로 이어졌다.

실제 국내 맥주 시장 1·2위 업체인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4~5월에 걸쳐 주세 인상을 주된 이유로 각각 업소용 330㎖ 병과 생맥주(케그·20ℓ), 가정용 페트병(1ℓ·1.6ℓ) 주요 제품 출고가를 일괄 1.36% 인상했다. 오비맥주는 2019년 4월 이후 약 2년, 하이트진로는 2016년 12월 이후 약 4년5개월 만이었다.

이에 편의점 카스와 테라 등 제품 판매가격이 용량별로 적게는 50원부터 많게는 300원까지, 인상률로는 약 1.7%부터 23%가량 올랐다. 다만 소비자 물가 부담 가중 등을 고려해 355·500㎖ 캔과 500㎖병 제품은 지난 인상에서 제외했다.

당시 롯데칠성음료는 맥주 가격 인상에 동참하지 않았지만 앞서 2019년 클라우드(500㎖병) 출고가를 1250원에서 1383원으로 약 10.6%(133원) 올린 바 있다.

올해는 지난해 소비자 물가가 2011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 유가와 식량, 부동산 가격이 특히 치솟으면서다.

이에 주세 인상률이 전년 대비 5배에 달하면서 맥주 출고가와 마트 판매가격이 더욱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는게 업계 안팎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가격 인상 계획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주세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수순이기 때문이다. 음식점 등 업장에서 판매하는 병맥주 가격의 경우 현재 평균 5000원에서 6000원 수준으로 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는 4월부터 맥주 주류세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1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수입맥주 매대에서 소비자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수입맥주의 가격 인상세도 이미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수입 맥주 1위 업체 하이네켄코리아가 편의점에서 4캔 구매시 1만원에 판매하던 묶음 프로모션 가격을 1만1000원으로 10% 인상했다. 인상 품목은 자사 대표 제품 ‘하이네켄’과 함께 ‘타이거’, ‘에델바이스’, ‘데스페라도’, ‘애플폭스’ 등이다. 다만 캔당 가격은 현재와 동일한 3000~4000원대 수준을 유지한다.

그러자 오비맥주의 모회사 글로벌 주류 기업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가 수입 또는 제조 판매하는 ‘버드와이저’, ‘스텔라 아르투아’, ‘호가든’ 제품도 편의점 프로모션 가격을 4캔에 1만1000원으로 올렸다. 하이트진로가 취급하는 ‘블랑1664’, 산미상사의 ‘산미구엘’ 등도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수입맥주 업계에서는 코로나 여파에 따른 글로벌 물류 대란으로 인한 운송비와 원·부재료값 상승 등을 가격 인상 요인으로 꼽는다.

수제맥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업계 선두 주자 제주맥주가 다음달 1일부터 자사 제품 6종 공급가를 10%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이에 따라 대표 제품 ‘제주위트에일(355㎖)’ 출고가는 1400원에서 1540원으로 오르는 등 편의점과 마트 판매가 인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제주맥주가 이번에 가격 인상을 결정하면서 다른 수제맥주 업체들도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역시 맥아·홉 등 원재료 및 알루미늄 캔 등 부자재 가격과 물류 비용 상승을 원인으로 든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 냉장 매대에 진열된 막걸리(탁주) 모습.(사진=연합뉴스)
대표적 서민 전통주 막걸리도 마찬가지다. 지평주조는 새해부터 자사 대표 제품 ‘지평 생막걸리 쌀막걸리’(지평 쌀먹걸리) 2종에 대한 편의점 판매가격을 최고 21.1% 인상했다. 750㎖ 제품은 1900원에서 2300원으로, 1.7ℓ 제품은 3000원에서 3600원으로 올랐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4월 서울장수가 ‘장수 생막걸리’ 출고가를 120원 인상하면서 편의점 기준 판매가는 평균 1600원으로 올랐다. 배상면주가도 지난해 7월 ‘느린마을막걸리’ 판매 가격을 2900원에서 3400원으로 500원(약 17.2%) 올렸다. 국순당 역시 지난해 12월 ‘국순당막걸리 쌀막걸리’(750㎖) 공급가를 1040원에서 1300원(25%)으로 인상했다.

막걸리 제조사들 역시 원·부재료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을 요인으로 꼽는다. 맥주와 같이 지난해 치솟은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세율을 적용할 경우 올해도 가격 인상 분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따른다.

소주 가격은 아직 잠잠한 상황이지만 최근 가격 인상 요인이 누적된 만큼 새해 물가 줄인상 움직임에 동참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 부산지역 향토 소주 업체 대선주조가 주력 제품 ‘대선소주’와 ‘시원’(C1) 출고가를 4~6%가량 올리기도 했다.

국내 양대 소주 제조사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현재까지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진로’,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 병(360㎖)당 출고가는 지난 2019년 5월 각각 약 6.5%, 7.2%씩 오른 이후 3년 가까이 동결된 상태다. 다만 양사 최근 수년에 걸쳐 모두 주력 제품 소주의 알코올 도수를 16.5도까지 낮추면서 사실상 원가 절감을 통한 가격 인상 효과를 거둔 것이라는 분석도 따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 이후 계속되는 전방위적 물가 오름세에 최근 모든 식음료 가격이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주류도 예외가 아닌데다 주세 인상 등도 맞물리면서 맥주·소주·막걸리 등 가격 줄인상으로 서민 부담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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