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의무 폐지…"전세끼고 사 놓으라는 신호 아닌가요"

[부동산시장 연착륙 총력전]
[르포]정당계약 시작한 둔촌주공 가보니
국토부 업무보고 후 일대 반색…전매제한 8→1년
"2년 뒤, 이 가격으로 살 수 없을 것" 자신감
"계약률 80% 근접할 것"…중도금 대출 완화에 기대
  • 등록 2023-01-03 오후 7:49:45

    수정 2023-01-03 오후 10:14:54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이러면 전세끼고 사 놓으라는 신호 아닌가요. 이곳에선 좋은 신호죠. 다만 계약률 80%를 넘을지는 진짜 모르겠네요.”

국토교통부는 3일 ‘전매제한 기간 완화’와 ‘실거주의무 폐지’ 등을 골자로 한 ‘2023 정부 업무보고’ 발표소식을 접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일대는 일제히 반색했다.
정부가 대대적 부동산 규제 완화를 발표한 3일 방문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 일대. (사진=박경훈 기자)
국토부는 ‘주택시장 연착륙과 서민·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을 추진한다며 △현재 최대 10년인 전매제한 기간을 수도권 기준 공공택지나 규제지역에서는 3년, 서울·인천·과천·광명·하남 등 수도권 과밀억제구역은 1년, 그 외 지역은 6개월로 완화하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지정 해제 지역의 실거주 의무를 폐지한다고 했다. 규제 완화는 개정법률, 시행령 등을 소급해 적용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로 가장 관심이 쏠리는 곳은 이날부터 17일까지 정당계약에 들어가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이다. 부동산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이곳은 통상 3~4일이던 계약기간도 관례를 깨고 대폭 늘릴 만큼 계약률 상승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날 찾아간 올림픽파크포레온 일대 부동산은 이번 조치로 기대감에 부풀었다.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원체 현금이 적은 59㎡ 이하 당첨자 위주로 ‘고금리 상황에서 계약을 넣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문의가 많았다”며 “2년 실거주 의무가 없어지니 사놓고 전세를 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B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일단 사놓으면 앞으로 적잖은 차익도 챙길 수 있을 거라 내다봤다. 그는 “금리 인상은 내년 안에 끝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2년 뒤에는 이 가격으로는 절대 살 수 없다. 전매제한까지 8년에서 1년으로 줄어드니 당첨자의 고민도 사라질 것이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대대적 부동산 규제 완화를 발표한 3일 방문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 일대. (사진=박경훈 기자)
올림픽파크포레온 조합에서 예상하고 있는 계약률은 70%다. 업계에서는 계약률 80%를 계약 성공의 ‘바로미터’로 본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1차 계약 마감 이틀 뒤인 이달 19일 7231억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만기가 도래한다. 산술적으로 PF상환을 위해서는 총 분양 계약금(분양금액의 20%)의 80%인 약 7400억원이 들어와야 한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인근의 공인중개사무소 대부분은 계약률 80%는 어렵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C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이전까지는 60~70%를 예상했다”며 “하지만 이번 조치로 80%에 근접하는 계약률을 보일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인근 공인중개사에서는 ‘분양가 12억원 이상 중도금 대출 규제’ 완화 효과도 추가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 분양가는 13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대출이 불가했다. 하지만 이날 조치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중도금 대출보증 규제와 5억원으로 돼 있는 인당 보증 한도가 올 1분기 중으로 폐지한다.

일부 공인중개사는 최근 규제 완화 정책을 두고 기대감과 착잡함을 동시에 드러내기도 했다. D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부동산 업계에 있는 입장에서 규제 완화로 둔촌주공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좋겠지만,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르면 서민들은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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