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러시아, 유럽行 가스공급 중단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 '야말-유럽' 가스공급 중단
유럽 "노르트스트림2 승인 의도" Vs 러 "상업적 이유"
유럽 가스가격 16% 급등…겨울철 에너지대란 우려
軍대응 카드 병행…푸틴 “서방 위협 지속시 상응조치"
다만 "외교 해법 선호"…법적 구속력 있는 조...
  • 등록 2021-12-22 오후 4:19:27

    수정 2021-12-22 오후 10:19:4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의 군사 긴장감 고조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와 갈등을 빚고 있는 러시아가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 공급을 돌연 중단했다. 겨울철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천정부지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를 무기화하며 대(對) 서방 국가용 압박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러시아는 동시에 자국에 대한 나토의 위협이 지속할 경우 상응하는 군사적·기술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동유럽에서 나토가 군사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법적 서약을 요구했다. 나토의 동진(東進)을 막는다는 정치·외교·군사적 성과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가동이란 경제적 성과를 모두 달성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사진=AFP)
야말-유럽 가스 수도꼭지 잠겨…“노르트스트림2 승인 의도”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인 가스프롬은 이날 벨라루스,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야말-유럽 가스관’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유럽 국가들이 가장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한 것이다. 야말-유럽 가스관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등과 더불어 러시아 가스를 유럽으로 수출하는 주요 통로 중 하나다.

가스프롬은 가스 공급 중단 사유에 대해 상업적 이유라고 밝혔으나,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의 가동 승인을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노르트스트림2는 지난 9월 완공됐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최근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의 러시아군 집결,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 심화 및 이에 따른 안보 위협 등을 이유로 승인에 제동을 걸고 있다.

앞서 독일은 지난 달 노르트스트림2에 대한 승인을 불허한다고 발표했다. 또 독일의 승인이 이뤄지더라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서 추가 승인을 해줘야 가스관을 가동할 수 있다.

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 대표는 전날 블로그를 통해 “가스프롬이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량 확대와 유럽 내 자사 저장고 재충전을 거부하는 것은 EU에 대한 압박이라는 견해가 많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EU가 가스 수요의 40% 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마땅히 대응할 수 있는 견제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유럽 천연가스 벤치마크인 네덜란드TTF 거래소의 가스 가격은 이날 러시아의 공급 중단 여파로 전일대비 16% 급등, 메가와트시(MWh)당 175유로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향후 러시아의 가스 공급 제한이 지속되면 난방 수요가 높은 겨울철 에너지 대란에 시달릴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랙아웃 가능성도 점쳐진다.

블룸버그는 “러시아는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할 수 있는 여러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언제든 러시아가 유럽을 위협할 수 있는 카드를 고를 수 있다는 의미”라며 “이번 가스 공급 중단으로 러시아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노르트스트림2 승인시) 가스 수출에 따른 수입, 그리고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접경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이라고 분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軍대응 카드 병행…푸틴 “서방 위협 지속시 상응조치“ 경고

러시아는 이날 가스 공급 중단과 더불어 군사 위협 카드도 꺼내 들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TV연설을 통해 나토의 영역 확장을 경계하며 필요시 군사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에 배치되는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공격적인 입장을 계속 보인다면 우리는 이에 대응해 적절한 군사적·기술적 조치를 취할 것이며, 특히 적대적인 조치에는 가혹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더 물러날 곳이 없다”며 “러시아의 국가안보와 주권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러시아가 벨라루스와 군사 훈련을 벌이고, 필요시 러시아의 핵무기를 서방국과 인접한 벨라루스에 배치할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졌다.

푸틴 대통령은 다만 “정치적·외교적 해결을 선호한다”면서 △나토의 군사 영역 확대 중단 △옛 소련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기득권 인정 등의 내용이 담긴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약이 필요하다고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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