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예산 챙기고, 李 명분 챙겼다…‘예산 합의’ 손익 계산서(종합)

여야, 성탄절 앞두고 극적 예산 합의
`용산공원·공공분양·경찰국` 尹 사업 예산 반영
`지역화폐·공공임대` 李 예산도 반영
법인세, 종부세도 한발씩 후퇴…일몰법 추후 논의
  • 등록 2022-12-22 오후 7:10:57

    수정 2022-12-22 오후 10:22:11

[이데일리 박기주 이상원 기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2022년을 열흘 남기고 극적으로 예산안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이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내년 중점 사업을 이끌어 나갈 동력을 얻게 됐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 온 지역화폐 예산을 비롯해 ‘서민감세안’ 등을 일부 반영하는 등 명분을 챙기게 됐다. 양측 모두 처음 제시안에 비해 다소 후퇴된 안을 받아들였지만 목표치를 어느 정도 달성한 결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주호영(오른쪽 두번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왼쪽 두번째)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합의문을 발표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 노진환 기자)
尹 `용산공원·경찰국` 받고, 李 `지역화폐` 받고

22일 여야의 합의문은 크게 예산안과 세제 개편안 등 내용을 담은 예산 부수법안으로 나뉘어진다. 내년 중점 사업을 시행할 예산안의 경우 국회 심의를 거치며 정부안(639조원)에서 4조6000억원 감액하고, 민주당의 주장을 반영해 새로운 사업 예산을 증액해 반영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야당이 반대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중점 사업이 상당수 반영됐다. 용산 대통령실 이전과 관련된 용산공원조성사업은 ‘용산공원조성 및 위해성저감사업’으로 명칭을 변경해 추진하기로 했고, 행정안전부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운영경비의 경우 일단 50% 감액하되 법적인 문제를 해소한 후 나머지 예산을 반영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는 앞서 전액 삭감을 예고하는 등 민주당이 강경한 입장을 취했던 대목의 예산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 격인 ‘지역화폐’ 예산을 대폭 확보했다. 정부는 당초 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한 바 있는데, 협상 끝에 전년도 예산(7050억원)의 50%인 3525억원을 증액하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서민 주택 지원 방식에서 이견을 보이며 정부가 ‘0원’으로 책정했던 공공임대주택 예산은 6600억원 증액하기로 했다. 민주당이 주장한 규모(5조 9000억원)에 비해 크게 적은 예산이지만,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두는 모양새다. 단, 민주당이 거의 대부분을 삭감하겠다고 했었던 윤석열 정부가 제시한 공공분양주택 사업은 정부안(약 1조4000억원)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고금리에 따른 취약차주 지원 및 장애인 지원 예산,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등 예산은 증액하기로 했다. 기초연금 부부감액 폐지 및 단계별 인상 방안은 논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매듭지었다.

주호영(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왼쪽 세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합의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노진환 기자)
법인세 최고세율 결국 1%p 인하 합의…금투세 2년 유예

예산부수법안에서도 정부·여당과 야당이 하나씩 주고 받는 모양새가 됐다. 윤석열 정부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2년 유예를, 민주당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정부안보다 일부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우선 양측이 가장 치열하게 맞붙었던 법인세에 대해선 현행 과세표준 4개 구간별로 각 1%포인트씩 세율을 인하하는 방식에 합의했다. 정부는 앞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까지 낮추고 과표구간을 단순화하는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안대로라면 과세표준 3000억원 이상 대기업의 최고세율은 25%에서 22%로 낮아지게 된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초부자감세’라며 비판을 제기했다.

결국 여야는 가운데에서 합의점을 찾고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기업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5%에서 24%로 낮추기로 했다. 아울러 200억 초과∼3000억 이하는 22%에서 21%로, 2억 초과∼200억 이하는 20%에서 19%로, 2억 이하는 10%에서 9%로 각각 인하된다.

정부가 제시한 금투세 2년 유예에 대해 당초 민주당은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지만, 주식양도소득세를 현행대로 과세(대주주 기준 및 보유금액 10억원)하고, 증권거래세를 점차 낮추는 조건(현재 0.23% → 2023년 0.20% → 2024년 0.18% → 2025년 0.15%)으로 유예에 합의했다.

종합부동산세는 공제금액을 정부안대로 9억원(1세대 1주택자는 12억원)으로 하는 방안에 합의했지만, 3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과세표준 12억원 초과부터 누진 제도를 유지하되, 세율은 다소 조정(정부안 1.2~6.0%→ 합의안 2.0∼5.0%)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이 대표가 협상 막바지에 제시했던 ‘서민감세안’ 중 월세 세액공제율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에 따라 총 급여 5500만원 이하는 17%, 총 급여 5500만~7000만원 구간의 공제율은 15%로 상향 조정된다.

한편 여야는 안전운임제 등 내용이 담긴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과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내용이 담긴 근로기준법을 비롯해 한국전력법, 가스공사법 등 올해 말 일몰 조항이 있는 법안을 28일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기로 했다. 다만 이에 대해 여야 이견은 남은 상황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일몰조항이 있는 법은) 내용까지 합의한 것은 아니고 이런 법들은 여야가 합의해 오는 28일 처리하자고 한 것이다. 내용에 대해 더 따져봐야 한다”고 했고, 주호영 원내대표는 “합의되면 처리하기로 했다”며 합의 가능성에 다소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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