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공약 사항인 청년도약계좌는 만 19~34세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마련된 사업이다. 5년간 월 40만~70만원을 저금하면 정부가 원금의 3~6%를 지원해줘 5년 뒤 약 5000만원을 모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금융위는 내년 6월 말 출시를 목표로 2027년까지 가입을 받아 2032년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하지만 예산 심사 첫 문턱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예산안은 앞서 열린 지난 7일, 8일 예산소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다음달 2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일정상 22일 소위를 넘어서야 하지만 원안 그대로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예산소위가 지적하고 있는 것은 지원 대상이 너무 넓다는 것이다. 청년도약계좌는 개인소득이 6000만원 이하이면서 가구소득이 중위 180% 이하여야 가입할 수 있다. 올해 초 출시한 ‘청년희망적금’ 대상이 총급여 3600만원 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대상이 대폭 확대했다는 게 예산소위 지적이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지난달 말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 “청년도약계좌 소득 기준이 높은 편”이라며 “취약 청년계층에 대해 지원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올해 기준으로 중기(5개년) 재정 계획에 따라 2026년까지 이 사업에 2조4000억원 재정 지출이 필요할 것이라는 금융위 보고를 언급하며 “2032년까지 기여금을 지급할 경우 대규모 재정지출이 예상된다”고 했다.
예산소위를 매끄럽게 통과하지 못하면 정책을 후퇴시켜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무위 전체회의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금융위는 금리 등 세부 사안에 대해선 예산안이 국회를 최종 통과한 다음 금융권과 협의해나갈 계획이다. 올해 초 출시한 청년희망적금은 기본 연 5%에 1%포인트 우대금리를 책정, 최고 6% 금리를 제공했다. 기준금리가 당시 1.25%에서 현재 3%로 올랐고 내년까지 더 오를 가능성이 높아 청년도약계좌에 얼마만큼의 금리를 책정해야 할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기여금(매칭금액)은 정부가 주지만 이자는 은행들이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