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벽 앞에 다시 좌절된 심상정의 꿈…정의당 운명은

2.37% 저조한 성적표 받은 심상정 "백의종군"
거대양당 초접전에 20대 여성마저 쏠림 현상
6월 지선에 명운 걸려…'중대선거구'에 올인
  • 등록 2022-03-10 오후 4:15:27

    수정 2022-03-10 오후 8:20:01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참패를 기록하면서 또 한 번 위기를 맞게 됐다. 지난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모호한 입장으로 한차례 동력을 잃었던 정의당은 노선 재정립을 포함한 대대적인 혁신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대선 출마가 ‘마지막 소임’이라고 했던 심 후보는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2선 후퇴 의사를 밝혔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의사당 정의당 대표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심상정 정의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심상정 후보에게 꽃다발을 선물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공동취재단)


제20대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 심 후보는 최종 득표율 2.37%를 기록했다. 윤석열 당선인(48.5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47.83%)에 이은 3위다. 지난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심 후보의 득표율 6.17%와 비교하면 3분의 1 토막이 났다. 초박빙의 선거 구도와 진보 어젠다 선점 실패 등이 패인으로 분석된다.

심 후보는 10일 정의당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많은 분들이 절박한 마음으로 성원해 주셨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오늘의 저조한 성적표는 양당 정치의 벽을 끝내 넘어서지 못한 1세대 진보 정치의 한계이자, 바로 저 심상정의 책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번 대선에서 못다 한 저의 책임은 백의종군 하면서 두고두고 갚아 나가겠다”며 “이제 다음 세대 리더십은 더 소신 있게 당당하게 제3의 대안 세력으로 발돋움해 나가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선에서 물러나 후임 양성에 힘을 쏟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심 후보는 이번이 네 번째 대선 출마일 정도로 진보 정당을 대표하는 간판스타지만, 동시에 차세대 리더십의 부재를 방증하기도 했다.

이번 대선이 소수점 격차의 초박빙 구도였던 점을 감안할 때 정의당의 선전은 애초 기대하기 어려웠다는 반응도 나온다. 여야 지지층 간 총결집 경쟁이 불붙으면서 거대 양당으로 원심력이 발동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20대 여성 표심마저 막판 이재명 후보에게 대거 쏠리면서 정의당이 설자리는 크게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또 대장동 의혹 등 네거티브 선거전의 여파로 기후 위기, 불평등 같은 정책 이슈는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정의당은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 속에서 완주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차분하게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기초의회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관철하기 위해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한 20대 여성 표심이 지방선거 때는 정의당에 향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당장 출구조사 발표 직후 심 후보의 후원 계좌에는 상당 금액의 후원금이 모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후보에게 투표한 20대 여성들이 심 후보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담아 후원금을 보냈다는 게 정의당 측 설명이다. 심 후보는 “이번에 심상정을 찍고 싶었지만 박빙의 선거에 눈물 삼키며 번호를 바꿔야 했던 수많은 시민들이 계시다”며 “이분들은 이후 이어질 지방선거에서 정의당의 유능한 후보들에게 더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미녀 골퍼' 이세희
  • 돌발 상황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