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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정유업계의 대중국 석유제품 수출량은 1172만 배럴로 전년 동기대비 33.4%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2월 수출량과 비교하면 53.6%나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에도 대중국 수출량이 1000만 배럴을 넘어선 것은 10월 한 달 뿐이었다. 중국은 국내 정유업계의 최대 수출국이다. 석유제품 주요 수출국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기존엔 20% 안팎이었지만 최근엔 27%까지 상승하며 30%에 육박했다.
이 같은 중국 수출 확대는 최근 현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석유제품 수요 회복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석유제품 수요는 코로나19 이전의 92%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4월 수요도 지난해 같은 기간 석유제품 수요의 89% 수준까지 올랐다.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먼저 받았던 중국은 지난 2월 석유제품 수요가 40% 이상 감소하며 글로벌 정유업계에 타격을 줬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며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더불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하루 970만 배럴 규모의 감산합의를 다음 달까지 1개월 연장하기로 잠정 합의하면서 국제유가가 반등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 요소다. 정유업체는 일반적으로 원유를 사들여 정제해 판매하는데까지 약 3개월이 걸리는데, 유가가 단기간 급락하면 재고평가손실을 보게 된다. 유가가 상승하면 정유업체들의 재고평가손실 부담이 적어지는 만큼 호재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수요 회복과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상황이 최악으로 가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대중국 수출 증대가 당장 국내 정유업계 수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구조는 아니지만 수출물량 확대 측면에서 분명 호재인 만큼 향후 2·3분기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다만 중국 수요가 늘면서 향후 자국 내 설비 증설과 가동을 늘리게 되면 자칫 중국산 제품들이 수출시장으로 흘러와 국내 업계의 수출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는 부분은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