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지난 3월 24일 쿠팡이 대구광역시 국가산업단지 내에 단일 물류시설 기준 국내 최대 규모인 대구첨단물류센터(대구FC)를 준공했다. 건축연면적 33만㎡(약 10만평)에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축구장 46개 넓이와 맞먹는 초대형 풀필먼트센터(FC)다. 인천·고양·동탄 등 전국 쿠팡 FC 가운데 가장 크며 단일 물류시설 중에서도 국내 최대 규모다. 이후 첨단 물류설비 테스트를 거쳐 내년 하반기께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
물류센터가 이커머스 업계의 경쟁력이 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 중심엔 새벽배송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오프라인 마트에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주문해 아침이면 집에서 제품을 수령하는데 익숙해졌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2020년 2조5000억원대에서 올해 8조원, 내년 12조원으로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
물류 경쟁력의 핵심은 자동화다. 고도의 자동화 설비를 구축해야만 인건비 절감뿐만 아니라 물품 분류, 재고 관리 등 빠른 배송을 위한 시스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4~5년 이전 시점까지 지은 물류센터의 경우 아직 사람 손을 많이 타는데 이후 구축한 곳들은 상당 부분 자동화를 이룬 것으로 파악된다. 더 빠르고 신속하게 고객이 주문한 제품을 취합해 택배차에 태우기 위해서 작업자가 일일이 제품을 찾아 담는 게 아닌, ‘제품이 직접 작업자에게 와 담기는’ 최첨단 시스템을 구축한 곳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쿠팡이 내년 하반기까지 대구FC에 무려 3200억원 이상을 투자해 국내 최고의 최첨단설비를 갖춘 물류기지를 구축할 계획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술과 함께 자동화 기술 등을 활용해 상품 관리와 배송 동선을 최적화하는 미래형 물류센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통해 막대한 투자금을 조달했듯이 SSG닷컴,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 등 새벽배송 업체 올해 기업공개를 서두르는 것도 이러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새벽배송 ‘전면전’ 불길은 퀵커머스라는 ‘국지전’으로 옮겨 붙는 중이다. 퀵커머스는 간단한 단건 상품도 15분~1시간 만에 배송하는 서비스다. ‘쿠팡이츠 마트’에 이어 배달의민족이 ‘B마트원(1)’을 선보였고 특히 최근에는 편의점이 거점 물류 경쟁력을 바탕으로 두각을 보이고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물건을 빨리 사고 싶다는 소비자의 욕구는 항상 있었지만 이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 만큼 물류, IT가 따라오지 못했는데, 코로나19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업계의 대응 속도가 더 빨라졌다”며 “배송 차별화가 이커머스의 경쟁력이고 이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물류 역량인데, 이커머스 업계뿐만 아니라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까지 가세해 춘추전국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