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8년까지 미국 자동차·부품 ·철강 등에 210억달러(약 30조8217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는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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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만대 체제가 구축되면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약 170만대 규모의 차량 수요 중 상당 부분을 현지 생산으로 충당하는 셈이다. 현지 생산 비중이 53%에서 70%로 늘어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관세 위협이라는 급한 불을 껐지만 이제부터가 문제”라며 “미국서 장차 20만대 생산을 늘린다는 것은 단순히 말해 국내 생산, 수출 물량 20만대가 줄어든다는 이야기”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정부에 약속한 바가 있기 때문에 우선 현지 공장을 최대한 가동하게 될 것”이라며 “대미 수출량 감소는 현대차뿐만 아니라 이와 연관된 국내 1차, 2차 협력사의 생존과도 직결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투자에 따른 우려를 단순히 차량 대수로만 판단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 관세 리스크라는 큰 산을 넘은 만큼 이번 투자로 파생되는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투자로 전기차 부품과 철강 등 주요 부품의 현지화율도 높여 조달 리스크를 낮추면서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또한 현지 진출한 부품업체들은 추가 납품을 통한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로보틱스·미래항공모빌리티(AAM)처럼 자동차 공급망을 활용할 수 있는 신사업 참여 기회도 늘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