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中편향적 롤드컵 일정, 사과 아닌 변화가 필요했다

  • 등록 2020-08-20 오후 4:33:37

    수정 2020-08-20 오후 4:33:37

LCK 아레나 전경.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가 최근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이른바 ‘롤드컵’에 참가하는 한국 프로리그 LCK 팀들이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게 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올해 롤드컵은 오는 9월25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데, 문제는 중국 프로리그 LPL 팀들에 편향된 일정이다.

다른 지역 리그는 모두 이미 정규시즌을 마감한 반면, 세계 4대 리그 가운데 LCK만 정규시즌을 한창 달리는 중이다.

LCK의 롤드컵 진출 선발전 최종 3시드 팀은 9월9일에 이르러서야 결정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입국 이후 2주간 격리조치를 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바로 이틀 뒤인 9월11일까진 중국에 입국해야 한다.

사실상 제대로 된 컨디션 유지 및 연습이 불가능한 일정이다. 아울러 다른 지역 팀들은 LCK 팀들을 분석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고, 반대로 LCK 팀들은 상대 전략 분석 시간이 부족해진다.

LCK가 가장 불리한 일정을 소화할 뿐이지 중국 LPL을 제외한 다른 해외 리그도 사정은 비슷하다. 북미 LCS 역시 서머 스플릿 결승전 팀의 경우 9월6일(현지시간) 결승을 치르고 이동해야 한다.

중국 LPL 팀들은 현지에서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얻는 이득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스포츠 경기에 통상 존재하는 홈 어드벤티지를 어느 정도 고려하더라도 공평하지 못한 일정을 밀어붙이는 대회 주최 측에 대한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반대로 중국 LPL 팀들이 같은 처지에 놓였었더라도 그대로 일정 변경 없이 롤드컵을 진행했을지를 생각하면, 그렇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팬들의 합리적 예상이다.

라이엇 코리아는 그동안 국제 대회 및 LCK의 잔여 일정, 코로나19로 인한 국가 간 이동 제한 등 여러 변수와 과정에 대한 설명이 없다가 팬들의 우려와 비판이 쏟아지자 지난 17일 뒤늦게 배경설명 공지와 함께 사과문을 게재했다.

다만 일정 변화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팀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친 끝에 내린 결정이라지만, ‘주 5일 이상 경기’나 ‘하루 3경기 이상 진행’ 등 팬들이 제기한 다양한 방안이 수용되지 못한 것에 대한 명확한 해명은 없다.

라이엇 코리아는 팬들에게 사과의 아이콘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조롱을 받는다. 어떤 논란거리가 생겼을 때 문제 해결과 소통보단 단순한 사과만이 이어지는 행태 때문이다. 라이엇 게임즈와 라이엇 코리아는 어쩌면 LCK 팀들의 적당한(?) 롤드컵 선전을 응원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추후 부정적 결과에 따른 불똥이 자신들에게 튈까 염려스러워 말이다.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앞으로 더 발전해 나가는 LCK를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겠다”던 이번 라이엇 코리아의 사과문대로, 다음에는 사과의 말보단 변화하는 행동이 앞서길 바라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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