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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선호에 맥 못추는 원화값…변이 확산양상에 달렸다

펜데믹 재유행 공포가 최근 달러 강세 이끌어
안전자산 선호, 달러인덱스 92선 상승세 지속
4분기 美연준 테이퍼링 본격화하면 추가 상승
변이 확산여부가 변수…"확진자 진정 땐 반락"
  • 등록 2021-07-20 오후 5:00:32

    수정 2021-07-20 오후 9:05:20

페루 남부 아레키아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6월 18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환자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델타·람다 변이 바이러스 등 코로나19 재확산 공포가 초래한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원화값이 또다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52원을 넘어서며 지난 14일(1151.90원) 이후 4거래일 만에 연고점을 경신했다.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공포가 엄습하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원화와 우리나라 주식을 팔고 안전자산인 달러와 미 국채 등으로 몰려들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재유행 공포가 연말로 갈수록 사그라 들더라도 4분기 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를 본격화한다면 환율은 최대 1180원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초 이후 원·달러 환율 장중 고가 일별 변동 추이. (자료=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


20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4원 가량 상승 출발한 뒤 국내증시 외국인 매도 등에 장중 한 때 1152.70원까지 오르면서 연중 최고점을 새로 썼다. 장중 최고가 기준으로 올 첫거래일인 지난 1월 4일(1087.50원)과 비교하면 65.2원가량 오른 셈이다.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도 전일대비 2.6원 오른 1150.40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10월8일에 기록한 1153.30원 이후 처음으로 1150원대로 올라섰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1140원대 아래서 움직이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들어 연고점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일 장중 1146원으로 올라선 이후 1140원대 후반~1150원대 사이를 등락하며 이달 들어서만 4번째 연중 최고점을 경신했다.

최근 환율 상승세를 이끄는 요인은 팬데믹 재현에 대한 공포감이다.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에 나선 영국은 집단면역 형성으로 봤던 백신접종률이 1차 기준 성인의 약 88%에 달하지만 봉쇄조치를 해제한 19일(현지시간) 기준 5만4000명으로 역대 최다 신규 확진자수를 기록했다. 여기에 치명률이 높은 람다 변이 바이러스까지 전세계로 확산하는 추세여서 감염병 통제가 예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에 안전자산인 미 달러화와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동시에 늘면서 달러인덱스는 92포인트선에서 상승,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1%대에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20일(현지시간) 오전 2시반 께 전일대비 0.05포인트 오른 92.94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199%를 기록하면서 전일에 이어 1.1%대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리스크 오프(위험자산 회피 심리)도 달러 강세,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만 1700억원 가량 팔면서 3거래일째 순매도를 이어갔다.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35% 하락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3~4분기를 거치면서 최고 1180원대까지 추가 상승할 여지가 남아있다고 봤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향후 팬데믹 이슈 영향이 줄어들더라도 올해 하반기부터는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이 본격화한다면 올해 안에 환율이 118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본다”면서 “연준 테이퍼링 시점을 4분기로 예측하기 때문에 환율도 우상향 흐름을 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올해 환율 고점을 종전 1170원에서 상향 조정하지 않지만 달러 강세 요인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민경원 연구원은 “금융시장 전반이 위험회피 심리가 달러를 밀어 올리면서 1150원대로 올랐다”면서 “반면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크지 않고 추가 상승을 기다리는 분위기로 보이는데 앞으로 밀린 이월 네고가 언제 풀릴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올 환율 최고점은 1170원이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백석현 연구원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글로벌 달러 강세가 가장 주효하고 기저효과가 가장 컸던 2분기를 지나면서 미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도 더해져서 일시적으로 위험선호 심리 위축에 달러 매수가 더 많아져서 상승폭을 키운 것 같다”면서 “건전한 시장 조정 수준으로 보고 있어서 연중 최고점은 1160원대로 유지한다”고 전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이 연말로 갈수록 최근 급등세를 되돌리고 재차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4분기 평균 환율을 1120원, 4분기 1100원으로 유지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하향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더해 국내 확진자수가 급등한 점도 글로벌 달러 강세를 이어가는 요인인데 연말께로 가면 1090원으로 하락할 것“이라면서 ”확진수가 2000, 3000명 이상 폭증하지 않는다면 다시 하락할 것이다. 1~3차 유행 당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했을 때 원·달러 환율이 하락 반전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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